[새만금 간척사업] "수조원 투자"…제2시화호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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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1998년부터 계속된 환경단체의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요구는 반대성명 발표 수준을 벗어나 소송제기 등 법적투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이미 수조원대의 사업비를 투자한 농업기반공사(구 농업진흥공사)의 사업 추진의지도 완강하다.

◇ 공사 개요〓전북 군산과 부안 사이를 세계 최장의 방조제 33㎞로 연결, 1억2천여만평의 간척지를 조성하는 개발사업이다.

91년 국책사업으로 착공돼 2003년까지 물막이 공사를 끝내고 2011년부터 간척지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계획. 방조제 총 길이의 58%인 19.1㎞가 완성된 상태다.

◇ 경제성〓환경단체들은 98년 국정감사 당시 사업시행자인 농업기반공사측이 새만금간척지의 농수산단지 조성사업 수익률을 과대분석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된 사실을 들어 경제성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내부수익률이 13% 이상이어야 하지만 실제 수익률은 9.92%에 불과한 데도 농기공이 어업보상비를 줄여 계상하고 관광시설 투자비용을 누락했다는 것. 그러나 농기공은 식량확보를 위해 사업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양곡자급률이 약 60%에 불과하고 매년 농경지 면적이 감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해안 간척사업으로 식량증산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 환경오염〓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새만금지구내 조성될 담수호의 오염으로 '제2의 시화호' 가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농기공측은 98년 '새만금호 수질예측 및 대책 보고서' 에서 하수.분뇨처리장을 연차적으로 확충하는 등 대책을 통해 2003년 새만금의 수질을 농업용수 수질기준(화학적산소요구량 8)에 맞출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3월 환경부.국립환경연구원 등은 농기공이 제출한 '새만금호 수질예측 및 대책' 보고서의 중간점검 결과 농업용수로 쓸 수 있는 목표수질 달성이 쉽지 않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들은 전국의 어린이.청소년 1백명을 모아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을 기해 미래세대의 환경권 침해를 막기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 전망〓지난해 4월 관련부처 공무원.학계.연구기관.환경단체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반은 다음달까지 환경영향조사를 실시할 계획이어서 조사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결론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기공은 3조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자한 입장이어서 환경단체들과 첨예한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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