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선] 대만출신-중국출신 지역감정 솔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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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만 총통선거가 '지역감정' 에 휘말렸다.

푸젠(福建)성 이외의 대륙에서 태어나 대만으로 건너온 외성인(外省人)과 본성인(本省人)간의 갈등을 말하는 것이다.

이번 총통선거에서는 대만독립 세력을 막기 위해 중국이 꺼내든 무력사용 위협 카드가 출신지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많은 본성인들이 중국의 위협에 반발, 반대륙적 태도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견제하고자 했던 천수이볜 후보가 오히려 가장 큰 덕을 보고 있다.

陳후보는 2천2백만 대만 인구의 83%를 차지하는 본성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세 후보 중 자신이 유일하게 대만성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는 후보는 중국에서 태어나 일곱살 때 대만으로 건너온 쑹추위. 국민당 롄잔 후보는 본토 태생이긴 하나 부모가 대만 출신이라 피해가 덜한 편이다.

외성인과 본성인들의 갈등은 일본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대만을 국민당 정부가 통치하면서 시작돼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국민당이 2백만의 본토인들과 함께 대만으로 옮겨오면서 본격화했다.

본성인들도 그 뿌리에 따라 다시 구분된다.

대부분이 명나라 말 푸젠성에서 건너온 민난인들이며, 이들보다 후대에 들어온 커자(客家)족들은 상대적으로 소수다.

커자족들은 대만성장 시절 자신들에게 혜택을 베풀었던 宋후보를 지지해왔다.

그러나 이들도 최근 陳후보 지지로 돌아섰다고 한다.

대만의 지역감정은 상당부분 세대 갈등과도 중첩된다.

본토 출신의 수구파.원로세력과 대만 출신의 개혁파.청장년 세대간의 대립 구도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한 대만대표부 류밍량(劉明良)신문팀장은 "대만의 지역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해소될 수 있다" 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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