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업분석] 로커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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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7면

정보통신 산업의 중요한 경향 중 하나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통신과 정보, 방송이 하나로 융합되는 것이다. 특히 앞으론 하드웨어 중심의 인프라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 소프트웨어 등이 수익 창출의 원천이 되고 있다. 로커스도 이런 기반을 통해 성공하고 있는 벤처중의 하나다.

◇ 새로운 경향에 발 빠르게 대응한다〓인터넷.통신.정보.방송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경향에 경쟁사보다 항상 먼저 뛰어 들어 시장을 선점해 왔다.

핵심 제품인 'CITI(컴퓨터.인터넷.통신의 융합)' 를 기반으로 개발한 서비스를 국내 시장에서는 거의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다 이동통신(Mobile)과 방송(Television)까지 통합되는 새로운 차세대 지능형 통신서비스인 'mCITTI' 분야에서도 선두기업으로 국내 표준화 작업 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휴대폰 인터넷이나 지능형 부가통신서비스 시장에서는 국내 경쟁사에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차세대 지능형 서비스는 조만간 정보통신 시장 주류로 부상해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라 로커스의 미래를 밝게해 준다.

◇ 신인도가 높고 스피드경영이 가능하다〓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는 데 기업 신인도와 브랜드 인지도는 큰 영향을 준다. 로커스는 그동안 통신업계와 금융권에서 각종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받은 아시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큰 자산이 된다.

이와 함께 미국식 경영을 도입해 조직이 유연하고 의사결정이 빠르다. 특히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인력 및 기술 구조는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근간이 되고 있다. 여기다 평직원에서 사장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발굴해 하루 하루 변신을 시도하는 자세는 로커스의 강점이다.

◇ 해외시장에서 경쟁경험이 거의 없다〓지금까지 로커스의 기업가치는 국내 시장에서의 절대적 우위와 해외에서도 그만한 실력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치가 합쳐진 고평가였다.

그러나 실제로 해외 시장에서 기업 경쟁력을 인증받은 사례가 거의 없었다. 단순히 대규모 외자 유치에 성공하고, 외국인 투자가의 기업 선호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게 전부다. 특히 로커스는 그동안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틈새 시장인 부가 서비스에 뛰어 들어 성공한 기업이다.

따라서 이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대기업이나 해외 선진업체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만큼 로커스의 경쟁력도 이제는 선진 시장의 잣대에서 봐야 한다. 국내보다 훨씬 더 험난한 경쟁을 뚫고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최첨단 통신분야의 기초기술이 약하다〓로커스를 흔히 기술력이 있는 벤처기업이라고 말한다. 이런 평가는 그동안 국내 통신서비스 및 장비업체들이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가서비스에서만 해당된다.

통신기술의 본류인 음성.영상데이터의 송.수신과 관련된 기초기술은 약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는 통신회사나 장비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앞으로 로커스는 미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AT&T.모토로라 등 세계적인 통신회사나 장비업체들이 버티고 있는 시장에서 기초기술 없이 경쟁을 할 때 결실을 제대로 맺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진 통신시장에서 나타나는 기본 기술의 흐름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 평가에 참여하신 분〓이광훈.신성문(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 강창희(현대투자 신탁운용 연구소 연구위원), 서승모(씨앤에스테크놀로지사장), 김승재(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전무), 박종오(기업기술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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