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베를린 선언'] 강연장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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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베를린〓김진국 기자]9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10일 0시30분)베를린 자유대학 대강당. 김대중 대통령의 강연장에 내외신 기자와 페터 게트겐스 총장 등 교수.학생 9백여명이 몰려들었다.

'동방정책을 펼친 빌리 브란트 전 총리의 아시아쪽 정신적 후계자' (쉬드 도이체 차이퉁紙), '아시아의 만델라' (디 벨트紙)등 독일 신문들의 집중 보도가 관심을 높였다.

◇ 독일과 한국〓金대통령은 '라인강의 기적' 과 '한강의 기적' 등을 들어 "역사적.현실적 유사성 때문에 독일과 독일 국민에 남다른 애정과 연대감을 갖고 있다" 고 말했다.

특히 金대통령은 과거 서독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접촉을 통한 변화▶주변국에 대한 외교 노력▶화해.교류.협력이 "우리의 햇볕정책 추진에 귀중한 교훈이 되고 있다" 고 강조.

그러나 엄청난 통일비용과 동.서독 사람의 심리적 갈등을 지적, "당장 통일을 추구하기보다 한

반도에 상존한 위협을 해소하고 공존.공영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합리적 정책" 이라고 역설.

강연 내용은 한국의 YTN과 독일 페닉스TV가 생중계했다. 나머지 독일 4개 TV사가 모두 연설 내용 일부를 녹화방송했다.

◇ 사전 브리핑〓 '베를린 선언' 은 金대통령이 유럽 순방 1주일 전 통일부의 초안을 받아 "완전히 다시 썼다" 고 황원탁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특히 金대통령은 순방 중에도 일부 내용을 다시 뜯어고치는 등 애착을 보여 "金대통령의 정성과 혼이 담긴 연설문" 이라고 박준영(朴晙瑩)청와대 대변인은 설명.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한 4강 대사들은 반기문(潘基文)외교부차관으로부터 사전에 브리핑받았다고 朴대변인은 전했다.

이는 국제적 협조를 통해 통일 분위기를 조성한 독일 사례를 따른 것으로 순방 중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이탈리아.프랑스.독일 정상들에게도 사전에 이같은 대북정책 방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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