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목조 부처님 뱃속서 조선 중기 유물 450점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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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에서 발견된 저고리(위가운데) 등 유물. 저고리 안쪽에는 경안군의 건강을 비는 글이 발원문이 적혀 있다. [문화재청 제공]

부처님 뱃속에서 15~17세기 조선 중기 유물 450여 점이 대거 쏟아졌다. 전남 순천 송광사 관음전에 봉안한 목조 관음보살좌상 개금(改金·불상에 금을 다시 입히는 일) 과정에서 대각국사 의천(1055~1101)이 간행한 『대방광불화엄경합론(大方廣佛華嚴經合論) 권제 73, 74, 75』 등이 나왔다. 문화재청은 “이는 현존 유일본으로 불교문화사·서지학·인쇄문화사에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대방광불화엄경합론』은 의천이 11세기에 간행한 교장(敎藏·대장경 연구 해석서)을 조선 세조 8년(1462) 간경도감에서 다시 판각해 간행한 판본이다. 교장류는 모두 4740여 권을 목판으로 새겼으나 현존하는 것은 모두 20여 점에 불과해 거의가 보물로 지정될 정도. 남성용 저고리와 여성용 배자, 명주·모시·무명실 등으로 짠 항라(亢羅·여름용 옷감의 일종)도 발견됐다.

복장(腹藏·불상의 뱃속)유물을 쏟아낸 불상은 현종3년(1662) 소현세자 셋째 아들인 경안군(1644~1665)의 처 허씨가 남편의 건강을 빌기 위해 발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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