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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지금 유채꽃 세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제주의 봄은 노란 유채꽃으로 온다.

성산 일출봉 앞 너른 유채밭에 봄을 맞으려는 성급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질 때면 바다 건너로부터 하늘하늘 봄바람이 불어온다.

한라산은 아직도 하얀 모자를 쓰고 있지만 아랫녘 제주는 지금 겨울의 흔적을 벗고 봄채비가 한창이다.

스웨터를 입기에는 더운 날씨. 샛노란 유채꽃이 끝없이 펼쳐지고 나목(裸木)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누렇던 들판도 서둘러 푸른 옷을 준비하고 있다.

3월의 제주는 북적거리는 휴가철도 아니고 본격적인 신혼여행철도 아니어서 조용하고 값싸게 가족여행을 즐길 수 있다.

직장마다 토요 휴무가 늘어난 요즘 금요일 저녁 출발해 일요일 저녁에 돌아오는 제주여행은 유채꽃과 봄바다 등 봄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 날로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

꽃밭.꽃길 유채꽃밭에는 벌써 관광객들이 꽃속에 파묻혀 사진 찍기 바쁘다.

유채는 제주도민에게 어렵던 시절엔 구황식물이었고 지금은 관광자원으로 소득증대에 큰 몫을 해주고 있다.

꽃밭 입장료로 1천원을 받는 곳과 무료인 곳이 있어 표지판을 잘 봐야 한다.

그런가 하면 중문단지와 남제주군 남원읍 위미마을 일대에는 10여일 뒤면 도로변에 벚꽃이 활짝 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벚꽃길을 만든다.

해안 절경 제주의 바다는 햇빛이 비치는 각도 때문에 계절마다 색깔이 다르다.

겨울의 짙은 남색에서 여름의 초록과 봄철 파란색까지 철마다 또다른 풍광을 연출한다.

주상절리(서귀포시 대포동)는 주민들과 여행사가 함께 손꼽는 최고의 절경. 마치 검은색 바위로 전봇대를 여럿 만들어 잔뜩 묶어놓고는 갖가지 길이로 잘라놓은 듯한 모양의 절벽과 맑고 파란 바닷물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놓고 있다.

서귀포시 파라다이스 호텔내 허니문하우스 산책로와 영화박물관(남제주군 남원읍) 뒤쪽의 해안절벽 윗길을 거닐며 보는 봄바다 경치도 일품이다.

허니문하우스는 이승만 전대통령의 별장으로 사용됐던 곳으로 지금은 커피 숍이 들어서 있다.

우도 제주도 동쪽에 있는 '섬 속의 섬' . 성산포항에서 배로 10분 남짓 걸린다. 섬모양이 '소가 누운 것 같다' 해서 우도라 이름지었다.

섬 북동쪽의 하수목동 해수욕장에는 코발트빛 바다가 펼쳐져 있다. 인적 드문 해변에서 바지를 걷고 물속에 들어가 거니는 맛은 봄철 제주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 동쪽 해안에는 1천명이 들어갈 정도로 커다란 현무암 동굴(동안경굴)이 있다.

성산포항에서 매시 정각에 카훼리가 출발하지만 뱃시간 30분전에는 항구로 가야 한다. 승객이 꽉 차면 15분전에도 배가 떠난다.

여행길에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가려면 렌터카는 필수. 최근 가족단위로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들은 렌터카를 이용해 여행을 다니는 추세다.

제주전문여행사인 대장정(02-3481-4242)에서는 렌터카(1박2일 13만4천원)를 이용하면 별장형 콘도인 '푸른 지붕' 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상품을 판매한다.

7만여평의 너른 초원위에 세워진 푸른지붕에서는 아침에 깨어나면 창밖으로 푸른 풀밭이 펼쳐지고, 사슴과 말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갈함도 호텔 못지않다.

회를 좋아한다면 꼭 들러야 할 식당이 애월항의 금성호 횟집. 상치.깻잎.마늘.풋고추와 장이 전부고 회치는 솜씨도 투박하지만 금방 낚시로 잡은 바닷 고기라 쫄깃한 맛은 비할 데 없다.

오전 11시정도에 들리면 고등어회도 맛볼 수 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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