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희, 고양 세계역도서 은메달 번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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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역도 경량급 간판 선수인 윤진희가 인상에서 93㎏을 들어올리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여자 역도 경량급의 간판 윤진희(23·원주시청)가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겼다.

윤진희는 22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53㎏급 인상에서 93㎏을 들어올려 중국의 천샤오팅(95㎏)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용상에서 116㎏로 동메달을 딴 윤진희는 합계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합계에서 은메달을 땄던 윤진희는 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노렸으나 주종목인 용상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 카자흐스탄의 ‘무서운 10대’ 줄피야 친샨로(16)가 용상에서 세계 타이 기록인 129㎏을 들어 우승했고, 합계에서도 219㎏의 기록으로 2관왕에 올랐다.

한편 한국은 운영 미숙으로 대회 초반부터 망신을 당했다. 어처구니 없는 사건은 21일 여자 48㎏급에서 일어났다. 중국의 왕밍쥐안은 용상 3차 시기에서 118㎏을 들어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주최 측은 실제 바벨의 무게가 118㎏보다 가벼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도전 판정을 내렸다. 경기 진행요원이 심봉(바)에 원판(디스크)을 끼울 때 착오가 발생한 것이었다.

대회의 전반적인 운영은 세계역도연맹(IWF)이 관장하지만 현장의 진행 과정에서 조직위원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조직위 관계자는 “국제 역도대회에서 흔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배심원과 기술감독관이 바벨의 무게를 잘 체크해야 했는데 당시에는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중국 대표단은 강력히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7분 내로 재도전하라는 통보를 받은 왕밍쥐안은 황당한 표정으로 몸을 풀었으나 재도전을 포기했다. 아쉬움을 털고 정신 집중을 하기에 7분은 너무 짧았다.

결국 왕밍쥐안의 용상 기록은 2차 시기의 115㎏로 최종 정정됐고 금메달은 117㎏을 들어올린 외즈칸 시벨(터키)에게 돌아갔다. 인상에서 93㎏로 금메달을 딴 왕밍쥐안은 합계에서 211㎏으로 금메달을 따 2관왕에 만족해야 했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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