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범 정필호 열흘째 오리무중, 신창원 따라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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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광주지법 법정 탈주범 정필호(鄭弼鎬.37)씨의 행방이 묘연하다. 鄭씨가 도피한 지 10일째인 5일까지 경찰은 鄭씨의 행적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鄭씨가 '제2의 신창원' 이 될 가능성과 鄭씨가 도피자금 확보를 위해 또다른 범행을 저지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은 鄭씨가 지난달 25일 서울 한복판에 나타나자 鄭씨의 서울 연고지와 여관 등에 경찰병력 5천여명을 동원해 뒤졌으나 종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또 현상금 1천만원을 걸어 공개 수배했지만 오인.허위신고 1백82건만 접수됐을 뿐 鄭씨를 실제로 목격한 사람도 없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가설은 鄭씨가 '제3의 인물' 의 도움을 받으며 서울 어딘가에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鄭씨와 함께 탈주했다 붙잡힌 2명의 탈주자를 조사한 결과 鄭씨는 탈주 당시 20여만원을 가지고 있었다. 20만원의 돈이라면 이미 바닥났을 것이고, 누군가의 금전적 지원 없이 열흘 동안 버티기란 불가능하다.

또 경찰이 탈주공범들로부터 파악한 예상 도주로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어 쉽사리 서울을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강.절도 혐의로 10여차례 이상 사법처리된 적이 있는 鄭씨가 그동안 범죄를 저지르며 알고 지내던 후원자의 도움을 얻어 서울 시내 모처에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추론이다.

이와 함께 鄭씨가 이미 범행을 저질러 도피자금을 마련한 뒤 서울 시내를 벗어나 야산으로 잠적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탈주범 일행은 광주에서 서울로 올 때까지 한번도 검문을 당한 적이 없을 정도로 경찰의 수색망을 따돌리는 데 능숙했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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