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양키스 스타 디마지오와 지터의 두 가지 사랑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41호 16면

‘사랑’하면 조 디마지오다. 메이저리그에서, 야구에서뿐 아니라 스포츠 전체에서, 우리의 역사에서 그의 사랑을 기억하고 있다. 디마지오는 뉴욕 양키스의 상징이었다. 그 인기와 비중은 베이브 루스에 필적했다. 그는 아직도 깨어지지 않는 56경기 연속안타 신기록을 갖고 있다. 그가 달았던 등번호 5번은 ‘물론’ 양키스의 영구결번이다. 그는 경기장 밖에서도 늘 온화한 품성과 밝은 웃음으로 인기가 높았다.

이태일의 Inside Pitch Plus <137>

디마지오의 ‘사랑’은 아팠다. 어쩌면 그래서 더 아름다웠다. 상대는 세기적인 영화배우 메릴린 먼로였다. 1954년에 둘은 결혼했다. 디마지오와 먼로 모두 초절정의 위치에 있을 때였다. 결혼은 9개월 만에 끝났다. ‘만인의 연인’으로 불린 먼로의 남자 관계(그게 자의든 타의든 간에)가 이유였다. 결혼은 그때 끝났지만 사랑은 계속됐다. 디마지오는 먼로를 떠나보내지 않았다. 그는 1962년 먼로가 의문사한 뒤에도 잊지 않고 그의 무덤에 장미를 헌화했다. 1999년 자신이 숨을 거둘 때 디마지오는 “이젠 먼로를 만날 수 있겠군”이라고 말했다. 모두는 그의 사랑을 지고지순(至高至順)하게 생각한다.

또 다른 양키스의 ‘사랑’이 있다. 그 ‘사랑’은 가볍고 충동적이며 오래가지 않는다. ‘뉴욕의 연인’ 데릭 지터다. 그는 현재 ‘양키 캡틴’으로 뉴욕 양키스를 이끄는 리더다. 유격수로서의 수비력, 타자로서의 공격력뿐 아니라 리더십 또한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1996년 가수 머라이어 캐리로 시작된 그의 ‘사랑’은 2000년 미스 유니버스 출신의 라라 두타, 또 다른 미인대회 출신의 조인 엔리케스를 거쳐 영화배우 조너선 브루스터(분노의 질주 출연)로 이어졌고 수퍼모델 아드리아나 리마(빅토리아 시크릿 속옷 모델), 미인대회 출신 바네사 미닐로를 거친 뒤에는 그 유명한 제시카 알바, 스칼렛 요한슨 등 톱스타와의 사랑을 계속했다. 지터의 현재 상대는 드라마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츠’에 출연한 민카 켈리. 여기 언급한 상대가 전부가 아닌 지터의 사랑은 늘 현재진행형이며 언제나 그렇듯 “이번엔 결혼하나?”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디마지오의 사랑, 지터의 사랑은 다르다. 속 좁은 ‘인사이드’의 눈으로는 디마지오에게만 ‘사랑’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그러나 요즘 ‘사랑’이란 단어의 의미는 넓고 포괄적(?)이다. 지터의 행동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단어를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사랑’이라고 쓴다.

국내 선수들에게도 여러 사랑이 있겠지만 귀국한 해외파 선수들의 목소리를 보면 한결 같다.

박찬호는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기까지 아내의 사랑이 큰 힘이 됐다. 늘 고맙다”고 했다. 추신수도 “팔꿈치 수술 이후 실의에 빠진 나를 건져준 건 아내의 사랑”이라고 했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승엽도 모델 출신 배우 이송정씨를 향한 사랑이 한결같다. 이들은 아내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을 직업에 대한 동기부여로 삼는다.

최근 일본 진출이 결정된 김태균의 사랑에 대해 상대 연예인과 김태균이 펄쩍 뛰는 일이 있었다. 유명인이란 이유로, 말하기 쉬운 대상이라고 사랑이 그처럼 가볍게 다뤄지지 않기를. 그리고 모두의 사랑이 지고지순, 말 그대로 한 없이 넓고 순수해서 그 단어 원래의 의미를 되찾아 주기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