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출퇴근 배 띄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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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한강을 1천만 서울시민들의 쉼터와 활기찬 삶의 공간으로 되살리는 방법은 없을까.

폭 2백~3백m의 샛강 규모인 파리 세느강과 런던 템즈강에 비해 평균 폭 1천m를 넘는 한강은 그 자체가 서울의 무한한 경쟁력의 원천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의 한강은 시민들이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 이 되고 있다. 간간이 유람선 한두대만 떠다니는 한강 풍경은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 싱가포르강과 방콕 챠오프라야강이 주는 시사점〓지난 15일 싱가포르 시내 중심지 '클라크 키' 구역. 폭 6백~7백m의 싱가포르강변에 위치한 이곳은 내외국인들이 즐겨찾는 낭만과 젊음의 공간. 싱가포르강 양안을 따라 형성된 강변휴식공간엔 가족.연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즐겨찾는다.

서울을 몇차례 방문했다는 노르웨이 관광객 클라우디아(48.여)는 "한강은 싱가포르강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스케일이 컸는데 접근할 수가 없어 무척 아쉬웠다" 고 말했다.

싱가포르강에 비해 태국 방콕의 챠오프라야강은 1천여만 방콕 시민들의 편리한 교통수단이 되고 있었다.

지난 18일 오전 7시 방콕의 출근시간. 시내 '리버 시티' 선착장은 출근과 등교를 위한 회사원.학생들로 활기가 넘쳤다.

회사원 추안 손(26)은 "막히는 다리를 차로 건너는 것보다 배를 이용하는 것이 시간도 적게 걸려 매일 이용한다" 고 말했다.

방콕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르는 챠오프라야강 서쪽의 톤부리 지역과 방콕시내 사이에는 고속선.페리.보트 등 여객선과 화물선이 분주히 오간다.

방콕시 항만부의 산차이 쿨프리차 부국장은 "방콕시내 대중교통 중 여객선 수송분담율은 평균 15~20%대" 라고 밝혔다.

◇ 한강의 어제와 오늘〓행주대교~암사동까지 36㎞ 구간의 한강 남북쪽 양안(兩岸)이 지금처럼 회색빛 콘크리트로 둘러쳐진 것은 한강종합개발사업(1982~86년)의 결과.

당시 2백10만여평의 둔치와 60여만평의 체육공원이 조성됐으나 올림픽도로.강변북로의 건설로 접근이 어려워졌다.

고려 성종이후 한강은 수상경제활동의 거점으로 시민들의 접근이 활발했으나 철도.교량 등의 발달로 어려워졌다.

◇ 새서울 우리 한강사업〓올부터 본격 시작되는 이 사업은 시민들이 한강을 즐겨찾는 강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장기계획.

한강변에 대한 접근로를 확충하고 선유도를 잇는 보행자전용교량 등을 만든다는 청사진이다.

그러나 휴식.관광 시설계획은 물론이고 나무심기.수상교통망 확충계획 등은 보이지 않는다.

싱가포르.방콕〓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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