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 세계] 맹독 방폐물, 붕소 푼 수조에 저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1면

인류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데는 산업 활동이 필요하고 산업 활동에는 다양한 폐기물이 발생한다. 방사선을 이용한 암 진단 및 치료, 원자력을 통한 전력 생산, 산업체 비파괴 검사 과정 등에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폐기물이 발생하는데 이를 방사성 폐기물이라고 부른다.

방사성 폐기물(방폐물)은 인체에 유해한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다른 산업 폐기물보다 안전한 관리가 필요하다. 다행인 것은 양이 적고 발생되는 곳도 한정돼 있어 격리 및 체계적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방사능 오염도가 낮고 반감기가 짧은 중·저준위 방폐물의 90%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주로 장갑·폐부품 등인데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고에 보관되고 있다. 10%는 연구기관이나 병원에서 발생되는 시약병·주사기·튜브류 등으로 방폐물관리 전담기구인 방폐물관리공단 기술개발센터의 저장고에 임시 보관 중이다.

그렇다면 중·저준위 방폐물은 언제쯤 자연 상태로 돌아갈까? 중·저준위 방폐물은 30년 후에는 방사선량이 초기의 약 4분의 1로, 300년 관리 후에는 1% 수준으로 감소돼 자연 상태가 된다고 한다.

고준위 방폐물은 방사능 오염 정도가 심하고 반감기가 긴데 원자력 발전에 사용된 ‘사용후 핵연료’가 이에 해당한다. 핵연료는 원자로에서 핵분열 과정을 거치면서 높은 열과 방사선을 가지게 돼 꺼내는 즉시 수영장처럼 생긴 수조에 임시 저장하게 된다. 고열과 높은 방사선을 차단하는 것은 놀랍게도 붕소가 섞인 물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