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2명 살해·방화 20대 성폭행 살인 또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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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2일 단란주점 여종업원 2명을 살해한 뒤 시신을 불태운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20대가 지난해 6월에도 여성을 강간.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노량진경찰서는 구속 중인 黃모(23.음식점종업원)씨가 지난해 6월 21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金모(24.여)씨 집에 들어가 金씨를 성폭행하고 목졸라 숨지게 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앞서 黃씨는 16일 나이트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朴모(23.여)씨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뒤 동거인마저 살해하고 두 여인의 시신에 불을 지른 혐의로 22일 구속됐다.

이로써 黃씨는 지난해 6월부터 3명의 여성을 연쇄적으로 강간.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黃씨가 朴씨를 살해한 수법이 지난해 발생한 金씨의 피살사건과 비슷한 점에 착안, 黃씨를 추궁한 끝에 범행을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黃씨는 당시 金씨 자매가 살고 있던 방에 침입, 두 자매의 목을 조르며 통장과 신용카드의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하다 이를 거부하는 언니 金씨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金씨의 동생(21)은 黃씨에게 똑같이 목을 졸려 실신한 뒤 깨어나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숨진 金씨의 몸에서 채취된 정액과 黃씨의 혈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염색체의 DNA가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키로 했다.

◇ 黃씨 주변〓환경미화원인 아버지(58)와 전도사 어머니(51)의 1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난 黃씨는 1995년 서울 K고를 졸업했다.

고교시절 중간 정도의 성적으로 연극반 활동을 하는 등 평범한 생활을 했다.

고교 졸업 후 레스토랑 종업원으로 일해온 黃씨는 컴퓨터 채팅을 즐겼으며, 1m80㎝의 훤칠한 키와 준수한 용모로 여성들로부터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일본인 여자친구를 사귈 정도로 상당한 일본어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黃씨는 98년 9월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병력으로 인해 군 입대 신체검사에서 면제 판정을 받았다.

범죄사회학자 심영희(沈英姬.한양대 사회학)교수는 "이 사건은 큰 힘을 가지지 못한 남성이 자신보다 약한 여성을 지배하려는 '권력형 강간' 의 형태로 해석된다" 며 "학교나 가정에서 평소 남녀간 평등한 인간관계를 갖도록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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