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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내분에 TK·PK 입장 달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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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 [당잔류 선언 TK] 강재섭·안택수등 "분열 안된다"

"지금 (당을) 나가는 것은 대의명분에 맞지 않는다. " TK(대구.경북)지역의 '차세대 주자' 로 거취가 주목되던 강재섭(姜在涉)의원이 22일 한나라당 잔류를 공식 선언했다.

姜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도와 총선을 치르겠다" 고 말했다. "李총재가 말려서 안나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으로 안나가는 것" 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상득(李相得)의원 등과 함께 TK지역 공천자 모임도 주선, 23일 대구에서 한나라당 중심의 총선 참여를 결의할 예정이다.

李총재로선 낙천 중진들에 의해 추진되는 신당 창당 움직임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원군을 얻은 셈이다.

그러나 姜의원은 고민도 있었음을 내비쳤다. 그는 "현재로선 TK지역에서 신당 합류자가 별로 없겠지만 당 공천에서 탈락한 정치 신인들이 합류하게 되면 총선 구도가 인물 대결로 바뀌어 한나라당 바람이 주춤거릴 수도 있다" 고 신당의 잠재적 파괴력을 우려했다.

대부분의 TK지역 의원들도 한나라당 잔류 쪽이다. 안택수(安澤秀)의원은 "TK지역에선 한 명의 이탈자도 없을 것" 이라고 단언했다.

백승홍(白承弘)의원은 "대구 시민들 사이에 김대중 정권을 심판하고 유일 야당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고 말했다.

박근혜(朴槿惠)의원측은 "신당 참여설은 헛소문이며, 신당파들과 전화 접촉한 적도 없다" 고 일축했다.

강원도 춘천 지역에서 공천받지 못한 한승수(韓昇洙)의원도 "신당에 참여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고 밝혔다.

김덕룡(金德龍)부총재도 당 잔류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金부총재는 21일 저녁 김동욱(金東旭).박명환(朴明煥).이경재(李敬在).이사철(李思哲)의원 등과 모임을 갖고 당내에서 공천 재심사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한 참석자는 "불만은 있지만 한나라당 간판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의원들의 의견을 金부총재가 수용했다" 고 전했다.

김정욱 기자

▶[동요하는 PK] 재공천 '직언' 잇따라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부산 영도)의원은 22일 오후 급히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회창 총재를 만나 '흉흉한' 부산.경남(PK)민심을 전하고 일부 공천을 재검토하라는 용단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21일 권철현(權哲賢.사상)의원도 같은 이유로 李총재와 독대했다. 李총재계인 權의원은 "당이 공천 재심은 없다고 발표한 이후 상황이 더 나빠졌다" 고 걱정했다.

공천을 받은 한나라당 PK 현역 의원들이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반(反)한나라' 정서가 지역구에 급속히 형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 서구에 이상열(李相烈)전 연청(聯靑)지부장이 공천된 게 결정적이다. 연청은 야당시절 DJ의 외곽 청년조직으로, DJ 장남 김홍일(金弘一.민주당)의원이 주도해왔다.

박종웅(朴鍾雄.사하을)의원은 "만나는 사람마다 '공천 와 그렇게 했노' 라고 분노한다" 고 전했다. 정형근(鄭亨根.북-강서갑)의원은 "이대로 갈 경우 정말 큰 일 난다" 고 말했다.

의원들은 이같은 기류가 YS의 신당 가세로 이어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광일(金光一)전 청와대 비서실장, 무소속의 강경식(姜慶植.동래을)의원, 문정수(文正秀)전 부산시장이 신당에 참여할 경우 반 DJ 정서가 강한 이 지역에서 야당으로서 한나라당의 비교우위는 사라진다는 것.

YS 측근 의원은 "이 경우 1~2명을 제외하고 현역 의원 대부분이 YS에게 모일 것" 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의원들은 사태수습에 분주하다.

19일에는 부산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유흥수(柳興洙.수영)의원이, 21일에는 경남 의원을 대표해 김용갑(金容甲.밀양)의원이 공천 재검토를 요구했다.

당 부산시지부는 서구 공천의 문제를 지적하는 보고서를 올렸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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