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2의 '性혁명'…잇단 약품·기구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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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뉴욕〓신중돈 특파원, 이상언 기자]미국에서 비아그라 혁명에 이은 '제2의 성(性)혁명' 바람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비교적 자유분방한 미국인들도 사실은 성기능 장애를 공개하는데 소극적이었으나 비아그라로 인해 자유롭게 성문제를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이다.

타임스는 미 의학계가 이제 여성들의 성기능 장애 개선을 위한 약품과 기구 개발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으며 '여성전용 비아그라' 의 개발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 비아그라 이용실태〓한해 10억달러 이상이 팔린다. 제조회사인 파이자사는 세계 2위 규모의 제약회사로 성장했다. 미국에선 매주 20만장의 처방전이 발부되며 1천7백만명이 복용을 경험했다. 판매경쟁도 심해 월마트 등 대형 상점에서는 10달러짜리가 7.80달러까지 값이 내려갔다.

◇ 연구.개발〓1~5년 내에 시판될 예정인 10여종의 발기부전 치료제가 임상시험 중이다. 비비어스.매크로쳄.넥스메드사는 발기부전.불감증 개선 연고를 개발하고 있으며 탭 파마서티컬스.펜테크 파마서티컬스사는 혀밑에 넣는 약의 시판을 앞두고 있다.

조나겐사는 내복약과 좌약을, 마이크로소프트(MS)창업자 빌 게이츠가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아이코스사는 'IC351' 이라는 신약을 1년 내에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보스턴대 연구팀은 미국 비뇨기과학회지에 실험 내용을 근거로 발기장애.불감증.통증.성욕저하 등 네가지의 성기능 장애는 수년 내로 극복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여성연구〓최근의 연구들은 여성 역시 원활한 혈액공급이 성감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프록터&갬블사는 여성의 혈액순환을 돕는 연고.알약.반창고 등을 개발 중이다. 또 솔베이.오가논.프록터&갬블사 등은 여성을 위한 호르몬제 시판을 준비 중이다.

한 제약회사는 성관계 시작 2분만에 절정에 이를 수 있는 여성용 연고를 개발했다고 밝히고 있으며, 여성의 성기에 혈액을 모으는 진공장치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판매허가를 받을 전망이다.

◇ 논란〓타임스는 이같은 신약의 개발이 정상적인 성 관계를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시간의 대화와 10분의 애정표현' 이 '10분의 대화와 2시간의 애정표현' 으로 대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약회사들은 " 다이너마이트가 석탄채굴에 사용되느냐, 테러에 사용되느냐와 같은 것" 이라며 "약이 아니라 그 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달린 문제" 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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