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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아파트 변압기 교체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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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태풍.홍수.한발과 같은 자연재해, 화재.붕괴.폭발 등 인위적인 재난들이 전 세계적으로 빈발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산업사회의 인공적인 기술로부터 파생되는 인위적 재난 발생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한 세기도 안 되는 단기간에 우리 사회는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의 유례없는 양적 성장을 이룩했으나 이에 따른 후유증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 여름 무더운 날씨에 발생한 인위적 재해 중 아파트단지의 정전사고로 국민이 겪었던 크고 작은 불편은 사전에 예방 가능했던 것들이다.

지난 7월과 8월 무더위 기간 중 발생한 아파트단지의 정전사고 19건 중 14건은 과부하로 인한 사고였고, 과부하 정전사고 중 76%인 11건이 변압기 과부하 정전 사고였다. 변압기 소손사고는 변압기 교체작업에 많은 시간이 걸려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준다.

과거 15년, 20년 전 아파트 건축 당시 소형 아파트인 경우 가구당 0.6~0.9㎾ 정도, 평수가 비교적 넓은 민영 아파트는 가구당 약 2㎾의 변압기 용량으로 설계.설치된 채 현재까지 용량을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다 국민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가전기기 보급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에어컨은 1985년에 비해 보급률이 무려 19배 증가했고, 냉장고.세탁기는 2.1~2.5배나 증가했다. 이처럼 전기 사용량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현재의 변압기 과부하 소손사고는 당연한 결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각 아파트는 전기 사용실태와 추세를 정밀 분석, 앞으로 예측되는 부하 증가요소를 포함한 용량 증설에 맞는 변압기 교체를 진행, 근원적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올해 과부하로 인해 정전 경험이 있거나, 정전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대단위 아파트단지는 이번 기회에 부하용량을 철저히 재검토하고 용량을 감안한 변압기 교체공사로 전기를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송인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