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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서 첫 대회 … F1 쾌속 질주 이어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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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팬들의 예측을 벗어난 브라운GP의 초반 독주에 이어 레드불 레이싱(이하 레드불), 도요타 등 중하위권 팀이 기존의 강호를 밀어내고 새롭게 강자로 떠올랐다.

스페인에서 열린 F1 그랑프리에서 경주차들이 스타트 신호와 함께 달려 나가고 있다. 내년 10월엔 코리아 F1이 전남 영암에서 열린다. 미국에서 시들해진 F1이 아시아 레이스로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관중 동원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중앙포토]

◆독주 없는 드라이버 경쟁=올해 우승은 브라운GP의 젠슨 버튼이 차지했다. 2위에는 레드불의 세바스찬 베텔이 올랐다. 이들은 은퇴한 F1의 황제 마이클 슈마허(페라리)의 뒤를 잇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슈마허만 한 카리스마와 실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슈마허 은퇴 이후 우승을 차지했던 페르난도 알론소(르노), 루이스 해밀턴(맥라렌), 키미 라이코넨(페라리)도 F1을 지배할 스타에 오르기엔 ‘2%’ 부족했다.

올 시즌 젠슨 버튼은 개막전 호주GP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우승을 거두며 파란을 예고했다. 이후 이어진 일곱 경기에서 6승을 쓸어 담아 초반 다승 타이 기록(1994, 2004년 슈마허 기록 보유)을 세우며 신생 브라운GP를 우승으로 인도했다. 브라운GP는 올해 여덟 차례의 우승을 일구며 그 가운데 네 번은 한 팀이 1, 2위를 독식하는 ‘원투피니시’로 장식했다. 종합 2위를 차지한 레드불은 후반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세바스찬 베텔과 마크 웨버의 합작으로 6승을 이끌었다. 그중 네 차례가 원투피니시였다. 특히 중반 이후 경주차의 속도를 알 수 있는 예선과 본선 최고속도 기록에서 브라운GP를 압도했다. 내년 시즌이 기대될 정도다.

◆안개 속 F1 한국전=올해 혼다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BMW와 도요타마저 철수한다. 더구나 타이어 스폰서 업체인 브리지스톤마저 내년을 끝으로 F1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10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F1이 열린다. 외부 환경이 좋지 않다. 내년 F1에 남을 자동차 업체는 벤츠(맥라렌)와 페라리(벤츠), 르노 세 팀뿐이다. 기술의 향연이 사라진 F1은 이미 미국에서 철퇴를 맞아 신흥시장인 아시아로 눈을 돌렸지만 흥행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F1을 총괄하는 F1경기협회(FOMA)는 일본·중국·말레이시아에 이어 싱가포르·한국을 추가해 아시아 레이스로 변화를 주려고 했지만 미지수다. 2011년 중국이 F1 개최를 포기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관중과 시청자 감소가 이어지면서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F1 스폰서 업체도 부족하다. 지금까지 수백억원을 지원하며 자동차 다음의 스폰서였던 금융 업체도 금융위기 이후 몰락해 내년에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전통의 스폰서였던 담배 업체(마일드7 등)는 이미 발을 뺐다. 한국에서 열리는 F1에 대해 한국 측이 비용 문제를 잘 따져봐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기홍 GP코리아 편집장은 “거액의 스폰서가 사라지면 F1은 유럽의 자동차 경주대회로 전락할 수 있다”며 “조직위가 대회 참가나 개최 비용을 현실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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