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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부정맥 급사 가능성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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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놀랄 때는 심장이 뛴다. 위험한 상황에 대처하도록 심장이 활발하게 혈액을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이나 심리적인 변화와는 무관하게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경우가 있다. 심장에 이상이 있거나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부정맥이 발생하기 때문.

문제는 부정맥을 대수롭지 않게 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대의대 심장내과 최윤식교수는 "부정맥의 증상은 심장 두근거림.숨이 참.어지럼증.실신 등 다양하지만 그 중에는 증상이 없더라도 급사(急死)위험이 있는 질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스럽게 맥박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고 조언한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부정맥은 조기(早期)박동. 맥박이 일정하게 뛰다가 어느 순간 리듬이 엉클어지면서 심장이 한번씩 멈춘 후 다시 뛰기를 반복한다.

평상시엔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다가 정기 신체검사에서 심전도상 이상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간혹 '가슴이 덜컹 내려 앉는다' '가슴이 뭉클한 것 같라' '가슴이 답답하다' '가슴이 아프다' 는 등 심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맥박을 짚어보면 맥박이 한번씩 쉬었다 뛰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다.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심장내과 김준수교수는 "심전도나 24시간 활동 심전도 등 기본적인 검사로 진단하며 대부분 치료가 필요없다" 고 설명한다.

증상을 심하게 느끼는 환자는 베타차단제 등의 약물치료를 하기도 한다.

심장이 빠르거나 불규칙하게 빨리 뛰는 빈맥은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정상적인 성인의 맥박은 안정된 상태에서 1분에 60~1백회 정도.

빈맥이란 1분에 1백회 이상 뛰는 것으로 1백m 달리기를 한 것처럼 숨이 차고 뇌에도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어지러우며 심할 땐 기절하기도 한다.

맥박을 만져보면 아주 빠르거나 불규칙하게 빨라 잘 만져지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이러한 빈맥의 종류에는 심방세동.상심실성빈맥.심실빈맥 등이 있다.

심방세동은 고혈압환자나 노인에서 많이 발생한다. 울산대의대 서울중앙병원 최기준교수는 "노인이 되면 심장기능이 떨어지면서 심방의 압력과 부피가 증가해 맥박이 일정한 곳에서만 뛰는게 아니라 여기저기서 뛰면서 심방세동이 발생한다" 고 설명한다.

이런 증상이 길어지면 심장기능도 떨어지고 뇌졸중도 잘 올 수 있기 때문에 심장박동 횟수를 조절하는 약 등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상심실성(上心室性)빈백은 심장에 불필요한 전기줄이 하나 더 있어 이 회로를 통해 부적절한 박동이 계속되는 현상. 역시 치료가 필요하다.

이전에는 심장박동을 정상화시키는 약물을 복용해야 했으나 최근 심도자절제술이란 시술법으로 90% 이상에서 완치가 가능하다.

이 시술법은 고주파 전류에서 발생하는 고열로 불필요한 전기줄을 제거하는 것이다. 국소마취로 시술이 가능하며 시간은 2~4시간 정도 소요된다.

심실빈맥은 급사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까지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선보인 삽입형 심실제세동기로 잘 치료된다.

안정시 심장이 1분에 60회 이하로 뛰는 서맥도 부정맥의 한 종류.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의식이 없어지기도 하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급사할 위험도 있고 실신으로 심한 외상을 입기도 한다. 궁국적으로 인공심장박동기를 삽입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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