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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火] 전립선비대증 위험요인에 대머리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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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우의 신건강인센터
박민수 원장

헬스코치우리 나라 남성들이 쉽게 양보할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 풍채와 주량이다. 특히 중년 남성들의 풍채에 대한 집착과 주량이 강해야 한다는 생각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식 식단의 건강성에도 불구하고 대사성증후군의 급속한 증가라는 덫에 빠지는 원흉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50대 중반인 김위풍씨는 얼마 전부터 남모를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훤칠한 외모에다가 양복을 입으면 슈트빨이 잘 받아 남들로부터 미중남이라던 소리를 듣던 그가 소변기 앞에서 끙끙대며 보내는 시간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처음에는 소변이 왜 시원하게 안 나오지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릴 정도의 가벼운 증상은 시간이 갈수록 소변볼 때 아래쪽의 묵직한 통증과 눈에 띄게 가늘어진 소변 줄기의 약화 증상으로 진행되었다.

요즘은 소변볼때 끙끙대는 것은 물론이고 소변을 보고 나서도 왠지 남아있는 것 같은 찝찝한 느낌으로 인해 쉽사리 소변기에서 떠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급기야는 가끔씩 소변을 지리는 절박뇨 증상까지 생겨 집에서 팬티 벗어놓기가 민망한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러다보니 얼마전 까지만 해도 보무도 당당하게 소변기 앞으로 다가서던 그가 요즘은 소변볼때만 되면 전전긍긍 머리 숙이고 자신의 아래쪽에 애원을 하는 고개숙인 ‘소변기 소심족’ 이 되어버렸다.

나날이 그의 전립선비대증이 심해지던 중 직장 동료에게서 들은 ‘소변이 콩팥으로 역류하여 신장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불면증과 더불어 발기부전 증세까지 만들었다.

급해진 그는 부랴 부랴 근처 비뇨기과를 찾았다. 직장 수지 검사에서 중등도의 전립선 비대 소견이 나왔고, 전립선비대증 증상 평가에서 17점으로 중등도로 나왔다. 단지 그가 위안으로 삼을수 있었던 것은 전립선 암수치를 나타내는 PSA(전립선특이항원)혈액검사는 정상수준이라는 것이었다.

아직 수술할 단계는 아니어서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약과 전립선 괄약근의 경직을 푸는 약을 처방 받아서 먹고 있었다. 이래저래 체면 구기는 나날을 지내던 그는 지인의 소개로 건강 검진을 위해 본원을 방문하였다. 그의 대사성증후군 관련 검사 소견은 전립선비대증에 걸릴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흔히 전립선비대증의 위험 요인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 관상동맥질환, 비만, 남성호르몬결핍, 대머리 등인데 그는 대머리와 관상동맥질환을 빼고는 모든 부분에서 전립선비대증의 충분조건을 충족시키고 있었다.

더불어 그의 질환 리스트에 등재된 고혈압, 당뇨전단계, 고지혈증, 복부 비만, 지방간, 그리고 갑상선 결절, 대장 용종 역시 그의 전립선비대증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기막히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복부비만으로 시발된 영양 과다상태가 고혈압, 당뇨전단계, 고지혈증을 넘어 전립선까지 마수를 뻗친 것이다. 검사 결과를 보고 내 몸 경영 처방을 하는 자리에서 대화가 오고갔다.

“체중관리를 좀 하셔야겠습니다.”
“선생님, 사람들이 지금이 딱 보기 좋다고 그러는데요.”

그의 체질량지수는 26kg/m2, 그리고 허리사이즈 35인치이다.

“그건 다른 사람들이 모르고 하는 소리이구요. 지금 선생님의 몸은 ‘나는 아파’라고 항변하고 있지 않습니까?”

알고보니 그는 3년 전에도 체중 감량을 하려고 했는데 몸무게가 3kg정도 빠지자 옆의 사람들이 얼굴이 홀쭉하고 못쓰게 되었다며 이구동성으로 거드는 바람에 중단하였다고 한다. 우선 풍채보다는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나누고 그는 78kg의 체중을 68kg까지 감량하기로 결심하였다.

올바른 ‘락다이어트’ 습관으로 체중을 감량하고 나면 살이 빠지고 난 다음에 얼굴은 다시 돌아온다는 체중 감량의 자연 경과가 그에게 큰 힘을 실어주었지만 그의 건강 상태는 외모 때문에 비만과의 전쟁을 미룰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현재 그의 전립선비대증은 영양 과다상태로 인한 뇌심혈관계질환 위험도의 증가를 그대로 나타내는 첨병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영양 평가와 체성분, 기초 대사량, 비타민, 미네랄 검사 등을 통해서 파악된 영양, 비만 상태 및 식사 습관에 근거하여 생활 습관 개선 실천에 돌입하였다.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치료원칙은 전립선비대증의 주요 원천이 되고 있는 전립선 영양소 수치를 정상화하고 테스토스테론이 디하이드로테스톤스테론으로 전환하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었다. 그에게 내려진 내 몸 경영 처방은 다음과 같았다.

*목표; 3개월내 10kg을 감량하고 허리둘레를 32인치로 줄일 것.
*현재 식사의 70%의 칼로리로 섭취 할 것.
*그의 식사에서 부족한 섬유질 섭취를 하루 20g 으로 늘리기 위해 야채와 제철과일 섭취를 늘릴 것.
*전립선비대증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져 있지만 그가 거의 먹지 않고 있는 콩류 섭취를 늘릴 것.
*그리고 술안주로 일주일에 2회 이상 섭취하고 있는 육류 섭취를 제한하기 위해 술자리 횟수를 줄이고 당분간 안주를 섬유질위주로 전환 할 것.
*하루 30분이상 걷고, 일주일에 3회 이상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병행 할 것.

그는 특유의 성실성으로 내 몸 경영 처방을 성실하게 수행하였고 8주가 지난 지금 7kg을 감량하였다. 그러자 기름덩어리였던 그의 전립선은 놀라운 속도로 반응하였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소변보고 난후의 불편감이나 잔뇨감, 그리고 배뇨통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그가 몸에 기름을 쌓은 과정이 오래이었던 것처럼 그가 기름을 걷어내는 과정도 다소 시간을 요구할 것이라는 것은 예상 하고 있지만 의외로 빠른 증상 호전은 그의 내 몸 경영 훈련에 속도를 붙였다.

전립선에 대해 명심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지나친 지방 섭취는 현재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립선암의 중요 원인이라는 사실을. 물론 암울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립선암을 예방하는데에는 토마토 야채나 콩류 등에 많이 들어있는 라이코펜, 카르티노이드, 셀레늄, 비타민 E, 이소플라본 등과 더불어 햇빛을 쬐기만 해도 생기는 비타민 D등이 도움이 된다. 내 몸의 적과 아군은 바로 가까이에서 틈입하고 지원할 기회를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이 또다른 ‘9988234’ 의 시크릿이다.

유태우의 신건강인센터 박민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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