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인·적성 시험 낭패 안보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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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대학(이하 교대)과 일부 사범대학의 구술·면접 시험이 두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들 대학에선 구술·면접으로 교직 인·적성 시험을 치른다. 이 시험은 평균 5~10분의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지만 만만하게 보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고려대학교 이길영(교육학과 1년)씨는 지난해 인·적성 시험을 치르다 긴장한 탓에 면접관의 첫 질문에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다행히 정신을 가다듬고 성실하게 답변을 마무리 했지만 지금도 그 때만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이씨의 경우처럼 구술·면접 시험에선 예상치 못한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기출경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사전연습을 충분히 해야 돌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정시모집요강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교대·사범대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은 반드시 대학별 모집요강의 차이를 확인해야 한다.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가중치 부여 여부·학생부반영방법·면접고사 실시여부 등 대학에 따라 차이가 크다. 교대는 10개 대학 모두 언어·수리·외국어·탐구 영역의 수능반영비율이 각각 25%로 동일하다.

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 등 사범대학은 수리영역의 반영비율이 높다. 10개 교대와 서울대는 학생부 전 과목을 반영하지만 다른 대학들의 사범대는 국·영·수·사·과 주요 교과목만 반영한다. 교직 인·적성 시험 반영비율이 5~10%에 이르기 때문에 구술·면접 시험 실시여부 또한 중요한 변수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영역별 수능점수 분포 정도·교과별 학생부 성적을 분석해 자신의 강·약점을 먼저 알아야 한다. 교대는 특정 영역에 우수한 수험생보다 전 영역에서 고르게 좋은 성적을 받은 수험생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교직 인·적성 시험 무엇을 평가하나?

교대·사범대의 구술·면접은 일반면접으로 교과내용보다는 인성·품성·교양·적성·지원동기·의사표현력·문제해결력 등을 평가한다. 크게 교직적성과 일반상식으로 나뉜다.

교직적성은 교육현장 이슈에 대한 논리적 문제해결능력과 교사로서 자질·사명감을 평가한다. 일반상식은 시사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지원자의 교양적 소양에 주목한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교원평가제·고교선택제 등 교육현장의 굵직한 이슈들을 찾아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리해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학창시절의 경험과 연결시켜, 자신만의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답변을 준비하면 더 유리하다.

시사사회 이슈에 대한 꾸준한 관심도 중요하다.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말고 경제·사회·문화·정치 등 다양한 이슈들을 이해해야 한다. 현상을 이해하고 설득력 있는 논조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고교생 수준의 이해와 논리를 제시하되 일관성을 유지하면 된다.

송영 KT 정보에듀 논술아카데미 논술팀장은 “사범대는 교육 이슈와 함께 지원학과와 연관된 다소 깊이 있는 소양 문제를 출제한다. 교육·시사 이슈와 교과서의 개념을 연결시켜 사고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철기 서울교대 입학담당자는 “교육·시사이슈에 대한 논리적인 답변도 중요하지만 교사로서의 자기적성과 사명감에 대한 고민이 우선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교사를 희망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지금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의 문제보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 것인가에 초점을 둔다”고 강조했다. 구술·면접은 교사로서 인성적 측면도 중요하게 평가한다. 인사·예절·태도·답변자세 등 도덕적 성품이 표현될 수 있는 행동에도 주의해야 한다.

어떻게 준비하나?

① 지원하는 대학 모집요강 꼭 살피자= 유 실장은 “자신의 적성을 고려해 교대와 사범대 중 진로를 결정했다면 지원 학교를 3~4개로 압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원학교의 최근 기출문제부터 시작해 다른 교대·사범대의 기출문제를 익혀 출제경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EBS 웹사이트를 이용해 기출문제를 살펴보는 것도 좋다. 기출문제를 교사 자질·사명감·교육관·교육현장 이슈·시사사회 이슈 등 묶음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② 친구·가족 앞에서 모의면접 훈련을 하자= 구술·면접은 정확한 의사전달과 자신감 있는 언어표현력이 필수다. 이를 위해 모의면접을 해보면 도움이 된다. 친구나 부모가 면접관이 돼 면접상황을 재현한다. 이때 실제 면접장처럼 긴장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면접관의 역할을 맡은 친구나 부모는 수험생의 손짓·언어습관·스피드·눈빛 등 세세한 부분까지 체크해 지도해야 한다. 한두 번의 모의면접으로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긴 힘들다. 모의면접을 꾸준히 해 지적됐던 부분이 개선 되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③ 교육·경제·사회·문화·정치 등 이슈를 구분해 자신만의 노트를 만들자= 평소 신문을 읽고 시사프로그램을 꾸준히 청취해 시사이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시작은 기출문제를 활용하면 된다.

최근의 이슈부터 시작, 과거 1~2년의 순으로 신문을 정독해 가면 쉽게 정리할 수 있다. 배경지식을 먼저 정리해 이해하고 찬성·반대의 입장을 번갈아 가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면 큰 도움이 된다. 송 팀장은 “찬성·반대의 입장을 모두 취해봄으로써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고려대 교육학과 이길영(왼쪽에서 세번째)씨가 같은 과 친구들과 함께 지난해 구술면접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

<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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