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뷰] 거래소 지수 코스닥 눈치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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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거래소가 코스닥 눈치를 본다?'

최근 코스닥시장이 거래대금에서 형님 뻘인 증권거래소를 앞지르며 활황세를 이어가자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가 코스닥지수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거래소의 KOSPI 200지수를 대상으로 한 선물.옵션거래에서도 코스닥지수가 어떻게 되느냐가 커다란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 종합주가지수가 코스닥지수에 따라 춤춘다〓이번주 들어 뚜렷하게 나타난 양상이다.

7일의 경우 전주말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폭락했다는 악재 때문에 두 지수가 모두 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대우채 환매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코스닥이 먼저 오름세로 돌아서자 거래소도 따라 올랐다.

오후 들면서 코스닥의 정보통신주들이 무더기 상한가로 뛰어오르자 거래소의 정보통신 '4인방' 인 SK텔레콤.한국통신.LG정보통신.데이콤이 동반 상한가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8일은 종합주가지수가 30분 정도 간격을 두고 코스닥지수를 그대로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개장하자마자 코스닥지수가 올랐다가 급락하면서 오전 10시30분쯤 바닥을 쳤는데 종합주가지수는 11시쯤 바닥을 기록했다.

이후 코스닥지수가 반등하자 거래소 지수도 반등했지만 오후 들어 코스닥지수가 개인투자자와 단타 매매자들의 매물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자 종합주가지수도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런 모습은 9일에도 재현됐다.

소폭 오름세로 출발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코스닥시장이 치솟자 덩달아 큰 폭으로 올랐다. 물론 이날도 종합주가지수는 통신 4인방이 끌어올렸다.

◇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나〓무엇보다 최근 장세를 이끌고 있는 주도주가 정보통신주이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연초 외국인들이 가치주와 금융주를 집중 매입하면서 거래소가 장세를 주도하는 듯했지만 조정을 거친 정보통신주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자 코스닥시장으로 관심이 몰렸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코스닥시장이 급등하면 거래소의 정보통신주들이 덩달아 오르며 종합주가지수를 끌어 올려 거래소가 코스닥을 따라가는 듯한 모습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의 나민호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장세는 외국인과 개인투자자가 이끌고 있는데 이들의 관심이 정보통신주로 몰리고 있기 때문에 코스닥시장이 장세를 선도할 수밖에 없다" 며 "기관투자자들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서기 전까지는 이런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 코스닥 주도장세가 굳어지나〓미국의 경험에 비춰볼 때 코스닥의 장세 주도는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지난 1998년 말까지는 나스닥시장과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대금이 비슷했으나 1년만에 나스닥이 두배로 커지며 나스닥이 증시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나스닥에는 최근 미국 증시 활황세를 이끌고 있는 정보통신 대표주자들이 즐비해 머지 않아 시가총액으로도 나스닥이 뉴욕거래소를 제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경민.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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