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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볼만한 외화] '철도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하얀 눈으로 뒤덮힌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시골 마을 종착역(호로마이 역). 빨간 깃발을 흔들며 평생 역을 지켜온 철도원 오토. 눈이 내리면 고개를 들어 먼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잃어버린 소중한 이들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다.

17년전 겨울 어느날, 철로에서 열차를 점검하고 있을 때 아내가 달려왔다. "아이가 생겼어요, 우리의 소중한 아이가요. " '행복해 하는 그녀를 오토는 포근하게 안아주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태어난 '딸에게 '눈의 아이' 란 뜻의 '유키코' (雪子)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하지만 태어난 지 두달만에 열병에 걸린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던 아내는 눈처럼 차갑게 식어버린 딸의 시신을 안고 돌아온다.

역을 지키느라 딸의 죽음을 지켜보지 못한 오토. 다시 몇년 후 아내가 병원에서 죽어가던 날도 그는 기차역을 떠나지 않는다.

아내와 딸을 모두 잃은 그는 가슴 속에 깊은 회한과 그리움만 키워 간다. 오토가 정년 퇴임을 며칠 앞둔 새해 아침. 눈 쌓힌 플랫폼을 치우고 있는 그러던 어느날 오토 앞에 낯선 여자 아이가 불쑥 나타나면서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다.

지난해 일본에서만 4백50만명이 보았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부부애와 부정(父情), 삶에 있어서 일의 의미 등을 되새겨 보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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