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왜 중요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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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선거구 획정위원회의 결정으로 4.13 총선에서 전체 선거구 수가 26석이나 줄어들면서 수도권 비중이 역대 어느 선거보다 높아졌다.

선거구 획정안에 따르면 영남에서 11석, 호남 8석, 충청 4석, 강원 4석이 감소한 반면 수도권은 오히려 1석(서울 2석 감소, 경기 3석 증가, 인천 불변)이 늘었다.

따라서 지역구 2백27석 중 수도권이 97석으로 전체 비중이 15대(38%)에 비해 5%포인트나 늘어난 43%에 이른다.

그야말로 공룡의 모습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공동여당의 경우는 더욱 절실하다.

호남 29석, 충청 24석을 석권한다 하더라도 목표로 하는 과반의석(1백14.획정위안 기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적어도 60석을 얻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나라당도 원내 제1당을 유지하려면 수도권에서 최소한 절반은 건져야 한다.

한나라당 윤여준(尹汝雋)총선기획단장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지역구도가 심화될 가능성이 커 수도권에서 승부를 낼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수도권 승부는 표차가 근소하다는 것도 가슴조이게 하는 요인이다.

15대 때도 수도권 96개 선거구 중 5천표 미만으로 1, 2위가 결정된 곳이 47곳(서울 23.인천 5.경기 19)에 이른다.

민주당 관계자는 "수도권 승부가 수천표에서 수백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을 들인만큼 돌아온다" 고 말했다.

이런 경험은 여야 모두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서울 강북지역에서 압승하고 성남(수정.중원 등).부천.안양 등 근교 위성도시 20여곳에서는 전승을 거둔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은 선거구 획정으로 인해 늘어난 경기지역 3석이 모두 신흥아파트지역이어서 싹쓸이가 가능하다고 본다.

15대 총선에서 서울.인천에서는 한석도 건지지 못하고 경기도에서만 5석을 얻는데 그쳤던 자민련도 이번 선거에서는 최소한 서울에 입성해야 한다며 벼르고 있다.

자민련의 한 당직자는 "수도권에서의 의석확보에 당운을 걸고 있으며 비례대표로 갈 경우 득표율 높이기에 주력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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