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밀수파문’ 장쩌민에 불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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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 밀수사건(본지 1월 24일자 11면)의 불똥이 중국 최고 지도부로까지 튀었다.

정치국내 일부 간부와 당 중진을 중심으로 장쩌민(江澤民)주석에 대한 하야 요구가 제기됐다. 부패척결운동이 당내 권력다툼으로 묘하게 변질되자 江주석은 그간의 침묵을 깨고 '철저조사(追査到底)' 를 지시했다.

◇ 파장 확대 배경〓당초 8백억위안(약 11조2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던 밀수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 홍콩 주요 언론들은 26일 베이징(北京)공안당국을 인용, "밀수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두배 가까운 1천5백억위안대로 늘어났다" 고 보도했다.

여기에 江주석이 과거 밀수 창구인 위안화(遠華)그룹에 대한 수사를 막으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5월 주룽지(朱鎔基)총리가 위안화그룹에 대한 전면 수사를 요구했지만 江주석은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 '정치적 분신' 인 자칭린(賈慶林) 당시 푸젠성 서기(현 베이징 시장)와 군부장악을 도와준 류화칭(劉華淸) 당시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賈시장은 처 린유팡(林幼芳)이 밀수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劉부주석의 경우 조카 며느리가 혐의를 받고 있다.

◇ 江주석 퇴진 요구〓당 정치국과 당 중앙위원회 일부 중진들은 샤먼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 뒤 江주석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26일 포스트지가 보도했다.

이들은 "江주석이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는 만큼 2002년 16차 당대회 이전까지 모든 공직에서 사임해야 한다" 고 요구했다.

◇ 江주석의 반격〓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江주석은 25일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 관련자는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처벌하라" 는 지시를 서둘러 발표했다.

그러나 江주석 퇴진을 요구하는 당내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江주석 친위대와 반대파간에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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