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평동·목포 대불·천안공단 외국기업 잇따라 '둥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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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한달 전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안내로 광주(평동).목포(대불).천안 등 국내 3곳의 외국기업 전용공단을 둘러본 '일본 부품.소재기업 투자조사단' 47명은 배후 도시와 항구까지의 거리, 임대조건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

일본 부품기업들로 구성된 조사단은 "임대조건이 좋아 마땅한 합작선만 찾으면 외국인 전용공단에 입주하고 싶다" 고 말했다.

경기가 회복되고 정부가 파격적인 임대조건을 내걸면서 외국기업 전용공단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천안공단에는 세계적 발전설비회사인 Abb와 싱가포르 반도체업체가 투자한 어드밴스트 코리아가 무상 임대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광주 평동공단에도 한국 몰렉스와 대유 에어텍이 들어왔다.

대불공단에는 보터한라 등 대형업체 2개가 입주했다. 불과 한 해전만 해도 입주 희망업체가 없어 발을 구르던 때와는 딴 판이다.

이종문 천안공단부장은 "외국의 부품.소재업체들은 천안공단에 관심이 많고, 중국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은 서해안의 대불공단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고 전했다.

천안공단은 고속도로와 경부고속전철을 끼고 있는데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과 현대자동차(아산), 기아자동차 공장(화성)이 가까이 있어 입지조건이 뛰어나기 때문.

또 대불공단은 중국과 가깝고 정부가 대형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지역이다.

임대료도 크게 싸졌다. 외환위기 직전 평당 49만8천원씩에 분양한 천안공단의 경우 정부가 미분양된 3만8천평을 매입, 외국기업에 평당 4천8백원에 임대해주고 있다.

노성호(魯聖鎬)산업단지공단 소장은 "분양 가격의 이자에도 못미치는 임대료여서 중국.동남아의 외국기업 전용공단보다 싸다" 고 말했다.

정부는 또 고도기술수반업체(외국인투자법에 따른 전자.계측기기.반도체.유전공학 등 5백개 품목)가 1백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면 50년 단위로 무상 영구임대를 보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1천만달러 이상 투자하는 일반 제조업체에도 임대료의 75%를 감면해주고 법인.소득세는 7년간 면제, 취득.등록.재산.종합토지세는 15년간 면제해 준다.

정부는 외국인 전용공단을 활성화하기 위해 공단 부근에 외국인학교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문의)산업자원부 02-500-2451, 천안공단 0417-554-9631, 광주.대불공단 062-953-6802.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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