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개혁 아직 멀었다"-英 옥스퍼드 컨설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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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의 금융부문 개혁성과와 경쟁력이 여전히 미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영국의 경영컨설팅사 옥스퍼드 애널리틱은 지난 7일 펴낸 한국 금융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이 경기회복 국면에 들어서 있으나 금융산업의 경우 공적자금 투입으로 위기에서 벗어났을 뿐 대우사태로 인한 부실채권 확대와 대손충당금 부담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의 금융기관들은 선진국형 신용분석과 리스크관리 등에 소홀하고, 공기업화한 금융기관들을 이른 시간 내에 다시 민간은행으로 되돌려 경쟁력을 키우는 작업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뉴브리지 캐피털의 제일은행 인수 등 몇몇 사례를 제외하고는 외국 금융기관이 한국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국 은행들이 외국계 은행과의 시장경쟁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한국의 은행들이 소매금융 부문에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외국계 은행은 물론 새로 전개될 인터넷 금융사에 내몰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루디거 돈부시 미 MIT대 교수는 한국경제와 금융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관치주의를 철폐해야 한다고 밝혔다.

돈부시 교수는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경총이 주최한 최고경영자세미나에서 화상강의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역점을 두고 해야 할 과제로 ▶자기자본 위주로의 재무구조 개편▶집중된 사업체의 분산▶훨씬 더 많은 외국자본 유치▶자본을 소유한 오너들의 경영배제▶이윤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자본운용 등을 들었다.

허의도.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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