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 한술 영양 한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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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식보다 평소대로-. 전문가가 조언하는 수능 도시락 싸기 지침이다. 지난 1년 간, 제2의 수험생으로 지내온 엄마의 정성만 차곡차곡 담아도 족하다는 얘기다. 그래도 뭔가 더 챙겨주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 전문가 3인이 제안하는 수능날 도시락 레시피를 소개한다.

힘내라 힘, 닭가슴살 파프리카 무침

수능 도시락이 갖춰야 할 제1 조건은 소화가 잘 될 것. 소화에 문제가 생기면 머리쪽으로 피가 잘 안 돌아 머리가 무겁고 식곤증이 오기도 한다. 비타민과 식이섬유는 소화가 잘되고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단호박·파프리카·브로콜리·나물 같이 식이섬유가 풍부한 재료를 볶거나 삶아 조리하면 비타민 손실이 적고 소화도 잘 된다. 반면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은 피해야 한다. 맵고 차갑고 질긴 음식도 적합하지 않다.

이보은 요리연구가는 “가뜩이나 긴장한 수험생에게 익숙지 않은 ‘특식’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평소 즐겨먹던 음식 위주로 준비하는 것이 소화를 돕는 한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이씨가 제안한 메뉴는 기장조를 넣은 쌀밥+유자폰즈 드레싱을 뿌린 구운 버섯+단호박 호두 장조림+닭가슴살 파프리카 무침+오이 깍두기+맑은 콩나물국. 소화가 잘되는 기장조나 차조 밥에 고단백질의 닭가슴살,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단호박·오이,집중력을 높이는 호두 등 영양소가 고루 들어간 조합이다.


닭가슴살파프리카무침 1.피막을 제거한 닭가슴살(150g)은 예열한 200℃의 오븐에 넣어 20분 정도 담백하게 구워낸다. 2.파프리카(1/2개)는 씨를 도려내고 씻어 곱게 채썬다. 3.적당하게 썬 구운 닭가슴살과 파프리카를 들깨가루 1큰술, 들기름 1큰술, 소금, 흰 후춧가루로 간을 해 버무린다.

< 이보은 요리연구가 >

속은 편하게 머리는 맑게, 호두죽

살얼음판 걷듯 조심해도 시험당일 몸이 안좋으면 부담이 두 배다. 그렇다고 점심을 거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 한혜영 메뉴개발팀장은 “중반에 접어든 시험에서 마지막 힘을 내려면 굶지 말라”며“속은 편하면서 기운을 북돋워주는 간편식을 준비할 것”을 권했다.

간편식으론 영양유부초밥이나 호두죽이 무난하다. 비타민의 보고인 각종 채소와 견과류를 넣어 만든 영양유부초밥은 소화가 잘될 뿐 아니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송이버섯된장국을 곁들이면 별다른 반찬 없이도 한끼 식사로 너끈하다. 대개 죽은 속설 때문에 시험 당일 음식으로 피하지만 속을 편하게 하는 데엔 그만이다. 수능 도시락으로 준비하는 죽은 찹쌀가루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멥쌀을 섞으면 식을수록 더 되직해지는 데다 끈적끈적해 먹기 불편하다. 식단이 간단해 영양공급이 부족할까 우려된다면 바나나·포도·우유를 간식으로 챙겨주면 좋다. 그러나 평소 우유를 마시고 소화가 잘 안되는 수험생이라면 피해야 한다.


호두죽 1.호두 (3 작은 술)에 물을 넣고 블렌더에 곱게 갈아 체에 거른다.2.호두 간 것과 찹쌀가루 (1/4컵)를 섞어 냄비에 잘 저으며 죽을 끓인다.3.호두죽에 소금 또는 설탕을 곁들인다.

< 한혜영 한국음식연구원 메뉴개발팀장 >

마음 안정에 대추차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데 따뜻한 차 한 잔만한 것이 없다. 식곤증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티테라피한의원 이상재 원장은 시험장에 챙겨가면 좋은 차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대추차, 눈이 시원해지는 박하차와 국화차를 꼽았다. 한방에서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추차는 수능 당일 아침에 마시면 좋다. 걸쭉한 대추차는 건더기가 목에 걸리거나 자칫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대추를 통째로 넣고 2시간 이상 달인 맑은 대추차가 적합하다. 오후가 되면 머리로 피가 쏠리고 얼굴에 열이 올라 판단력이 흐려지기 십상이다. 이때 국화차를 마시면 열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국화 3~5송이와 뜨거운 물만 챙겨주면 시험장에서 쉽게 차를 우려낼 수 있다.

경희대학교 강남경희한방병원 체형관리 센터 황덕상 교수는 “긴장감이 크다보면 차가 이뇨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물처럼 벌컥벌컥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추차 1.물 (2ℓ)에 대추 (100g)을 넣고 팔팔 끓인다. 2.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약한 불로 2시간 이상 끓인다. 3.불을 끄고 하룻밤 정도 그대로 뒀다가 다음날 아침 데워낸다.

< 이상재 티테라피한의원장 >

<김은정·신수연 기자 hapia@joonagang.co.kr>

< 사진= 황정옥최명헌 기자 ok76@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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