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니스트 윤혜경씨 '엄마…싫어요'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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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극성이 아닌 '보통 엄마' 도 아이가 피아노쯤은 연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

뿐만 아니라 피아노는 음악의 기초다.

그래서 피아노를 배우게 하지만 피아노가 치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를 억지로 학원에 보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윤씨는 "감기약을 조제하듯 피아노 치기 싫어하는 어린이에게 손쉬운 처방을 내리지는 못한다" 고 말한다.

정작 본인보다는 부모나 교사에게 책임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란다.

윤씨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견해를 엮은 책 '엄마 피아노 치기 싫어요' (울림사 刊)를 내놨다.

이중 일부를 소개하면 - .

▶피아노와 먼저 친해져야〓흔히 악기를 배우기 전에 악보를 먼저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아이가 피아노와 친해져야 한다.

피아노에 앉기 전에 노래와 율동.게임 등을 통해 음악에 먼저 눈을 떠야한다.

아이가 건반을 두드려보면서 직접 음의 차이를 느끼는 등 악기의 특성을 스스로 익혀 나가도록 돕는다.

▶솔페주 교육이 우선〓위의 예가 바로 솔페주 교육. 음악을 배울 수 있는 힘을 키워나가는 일종의 기초공사다.

피아노 연주에 들어가기 전에 듣고 노래하며 읽고 쓰면서 음악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리드믹 학습이 바로 솔페주 교육이다.

이 가운데서도 듣기 훈련이 가장 기초가 된다.

▶피아노는 언제 시작해야 할까〓일본 음악학자 스즈키는 어릴수록 좋다고 했지만 펜을 잡고 선을 따라 그릴 수 있을 정도에 배우는 것이 좋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피아노를 배우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가지고 노력하는 것. 이를 위해서 좋은 교사와 음악적 환경이 필요하다.

▶어머니의 역할〓일단 교사를 결정하면 전적으로 신뢰하고 맡겨 교사와 아이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야한다.

또 '우리 아이를 잘 알고 있다' 는 착각에서 벗어 어머니의 눈높이를 낮추고 아이의 요구사항에 귀를 기울여야 아이가 피아노에 싫증내는 것을 방지 할 수 있다.

▶어른들은 몰라요〓기초를 벗어나 중급단계에 돌입하면 어린이 80%정도가 피아노에 싫증을 느낀다.

대부분 '연습하기 싫다' 거나 '클래식 음악보다 만화영화 주제가를 치고 싶은데 엄마가 못치게 한다' 는 이유 때문이다.

아이들은 즐겁게 배우기를 원하므로 잔소리나 명령조로 말하기보다는 잘했을 때 칭찬을 하거나 부드러운 어조로 어른의 의견을 아이에게 제안해 아이가 따르도록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내 생각대로 치고 싶어요〓악보는 요리책과 다르다.

때로는 자기식대로 치도록 내버려 두고, 적절한 선에서 만화영화 주제가나 대중가요 연주도 허용하는 것이 좋다.

▶자립하게 도와줘야〓대개 11세 무렵이면 어린이들이 자주성을 갖게 되므로 이 시기에 피아노를 계속할 것인지 여부가 판가름난다.

이 때 명심할 것은 '다른 아이와 절대로 비교하지 말 것' 과 '칭찬을 아끼지 말라' .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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