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 한국 ‘녹색 영토’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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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지역에서 대규모 땅을 매입해 조림지를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그동안 해외 조림지 조성은 대부분 동남아에서 땅을 빌리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직접 매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9일 15개 부처 합동으로 ‘한·중남미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 실무협의회를 열어 중남미에서 조림 사업을 하기 위해 토지 매입을 하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주 열린 대외경제장관 대책회의에서 자금 지원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결정했고, 이날 실무협의회에서 규정을 바꿔 내년부터 자금을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우선 내년 중 정부는 파라과이와 우루과이 조림지 매입에 299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이들 지역에서 포스코와 이건산업·대상홀딩스·LG상사 등이 조림지 조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우루과이에서 2만㏊를 매입해 이산화탄소 배출권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직접 땅을 사들이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우루과이와 산림협력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연말에 파라과이와 조림투자 세미나를 여는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받으려면 최소 20년 이상 장기 사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자기 땅에 하는 것이 좋다”며 “외국에 한국의 녹색 영토를 만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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