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동차 '빅3' 대우車 인수 레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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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디트로이트(미국)〓서익재 기자] 대우자동차를 인수하기 위한 세계 자동차업계 '빅3' 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졌다.

제너럴모터스(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빅3는 지난 9일부터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 현장에서 최고 경영진이 직접 나서 대우차 인수에 대한 입장을 연일 쏟아냈다.

그동안 인수 의사만 비쳤던 이들은 모터쇼에서 인수방식과 인수후 대우차 발전 및 고용안정 방안 등을 공개했다.

◇ 윤곽 드러나는 인수조건〓GM은 국내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하며, 대우차의 국내.해외부문 모두와 쌍용차까지 일괄 인수할 방침이다.

대우차의 브랜드는 물론 생산설비와 인력도 유지할 계획이다. GM은 특히 대우차를 인수하면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대우차 부채 중 일부를 떠안겠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웨인 버커 부회장이 "현대자동차와 컨소시엄 구성에 관한 제의나 검토가 없었다" 고 말했지만, 업계는 국내업체와의 콘소시엄 구성을 통한 참여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포드도 대우.쌍용차의 일괄 인수를 추진하는데 독자적인 실사를 거쳐 입찰에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대우차의 부채 일부를 부담한다는 점은 GM과 비슷하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현재로선 대우차 인수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크라이슬러는 이를 위해 현대차 등 아시아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문제를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대우차의 폴란드 FSO공장만을 인수하겠다는 '빅3' 들과는 다른 계획을 갖고 있다.

◇ 누가 유리한가〓인수전에 먼저 뛰어든 GM이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GM은 특히 이번 모터쇼에서도 존 스미스 회장이 직접 나서 가격을 제외한 인수조건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그러나 국내 업계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 인수가격이므로 GM이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고 말했다.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국내 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입찰 참여를 검토중이어서 GM보다 적극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국내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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