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 휴지통 재설치 놓고 서울시-구청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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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시와 종로구청이 종로 2.3가, 탑골공원 등 종로 일대에 휴지통을 다시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종로구의 1백여 환경미화원들은 하루 3차례에 걸쳐 이 일대를 청소하고 있다.

이들이 오전 5~8시, 오전 10~12시, 오후 1~3시 사이에 수거하는 쓰레기 양은 15t정도. 이는 서울 다른 구(區)의 일주일 분량이다.

◇ 서울시〓휴지통에 쓰레기가 넘쳐 휴지통 때문에 오히려 거리가 더럽혀진다는 지적에 따라 종로구청은 1996년 5월 종로 일대를 '휴지통 없는 거리' 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 일대에 버려진 오물로 거리가 다시 지저분해지자 4년만에 휴지통을 재설치하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종로 일대에 대한 휴지통 설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0%정도가 찬성했다" 고 밝혔다.

그는 또 "지저분하게 버려지는 꽁초 등을 휴지통에 버리게 되면 종로 일대가 지금보다 훨씬 깨끗해 질 것" 이라고 주장했다.

◇ 종로구청〓휴지통을 설치하더라도 종로 일대에 버려지는 쓰레기 양을 줄일 수 없을 뿐더러 쓰레기가 휴지통에 쌓일 때마다 치울 수도 없다는 입장.

구청 관계자는 "대부분 쓰레기는 상인들이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와 광고 전단지 등이어서 휴지통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며 "시민들의 질서의식을 되찾아 버리는 양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 최선" 이라고 맞섰다.

그는 또 "휴지통을 다시 설치하면 청소시간이 늘어나 환경미화원들을 더 늘려야 하는 문제도 생긴다" 고 설명했다.

한편 환경미화원 金모(54)씨는 " '휴지통 없는 거리' 를 조성하기 전엔 노점상.가게 등에서 쓰레기를 휴지통에 마구 버려 애를 먹은 적이 많았다" 고 말했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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