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은 뇌에서 트립토판이 세로토닌으로 변화되게 하는 촉매제다. 단풍이 물든 공원에서 가을 햇살을 받으며 나들이에 나선 할아버지와 손자. [뉴시스]
아침식사 반드시 챙겨먹어야
우리 뇌에서는 트립토판→세로토닌→멜라토닌으로 변환되는 화학 반응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세로토닌의 기본 원료인 트립토판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는 필수 아미노산이다. 전량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뇌 안으로 트립토판이 들어갈 때는 상당량의 포도당이 요구된다. 따라서 아침식사(당질 풍부)를 거르거나 다이어트를 위해 당질 섭취를 제한하면 트립토판이 뇌 속으로 들어가지 못해 세로토닌 결핍으로 이어진다. 다행히도 모든 종류의 고기엔 트립토판이 들어있다. 특히 돼지고기·오리고기·붉은살 생선에 풍부하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는 “‘밭에서 나는 우유’로 통할 만큼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콩, 우유·치즈 등 유제품, 무화과·바나나·케일 등이 훌륭한 트립토판 공급 식품”이라고 소개했다. 기분이 꿀꿀할 때 트립토판 함유 식품을 섭취하면 기분 전환이 되는 것은 이래서다.
야간근무 많다면 햇살 받으며 걷기·조깅을
트립토판을 다량 섭취한다고 세로토닌이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정신과 이병철 교수는 “햇볕을 많이 쬐면서 균형적인 식사, 정기적인 운동을 병행해야 트립토판이 세로토닌으로 바뀐다”고 강조했다. 특히 햇볕은 이 변환 과정의 촉매제다. 이 교수는 세로토닌이 부족해서 우울·초조감을 느낀다면 아침 햇살을 받으며 걷기·조깅을 하라고 권한다. 실제 24시간 편의점 근무자·올빼미족·야간 교대 근무자 등 주로 밤에 일하는 사람은 세로토닌이 부족해지기 쉽다. 일본의 한 연구에 따르면 햇볕을 보지 않고 PC방 등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는 ‘은둔형 외톨이’의 혈중 세로토닌 농도가 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로토닌 생성을 위한 야외 활동은 하루 15~30분이면 충분하다.
꼭꼭 씹어먹고 심호흡 하도록
요즘 식품은 너무 부드럽고 물렁물렁하다. 그러다보니 예전에는 하루 6000번 이상 씹었지만 지금은 200번이 고작이다. 세로토닌은 잘 씹어야 많이 나온다.
꽁치·고등어·연어·참치·쇠간·바나나·고구마 등에 풍부한 비타민 B6도 트립토판이 세로토닌으로 전환되는 것을 돕는다.
공부하기 전 1~2분 명상 권해
좌선·명상·요가·태극권 등은 세로토닌을 샘솟게 한다. 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는 세로토닌을 가장 빨리, 확실하게 나오게 하는 방법으로 명상을 추천했다. 이 박사는 “학생들이 공부하기 전에 자세를 반듯이 한 채 1~2분 명상하고, 느리고 깊은 호흡을 세 번만 해도 학습효과는 크게 오를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세로토닌 분비량은 매우 적고 지속시간도 30∼90분에 불과하다. 따라서 “오래 눌러 앉아 하는 공부보다 세로토닌 분비가 최고조에 달하는 30분을 활용해 짧고 굵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많이 웃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며,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세로토닌 분비를 늘리는 방법이다. 반대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세로토닌은 줄어든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