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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학생 대사' 눈에 띄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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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 유창한 외국어로 해외 총장들을 수행한 고려대 학생대사들이 유니폼을 입고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강나루·강연경·이동민·조종혜씨. 홍주희 기자

4일 고려대 주최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대학총장포럼'행사장에는 자줏빛 재킷을 입은 대학생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학생들은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담소를 나누는 각국 총장들 사이에서 통역을 해주고,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주선하기도 했다.

이들은 고려대가 이번 행사를 위해 선발한 95명의 '학생 대사(Student Ambassador)'. 개교 100주년 행사에 초청된 22개국 95개 대학의 총장.부총장을 한 명씩 수행하고, 영어.일본어.중국어.프랑스어.독일어.러시아어 등으로 모교와 한국을 알리는 자원봉사 학생들이다.

학생 대사들은 사흘간의 일정 동안 총장들에게 배정된 승용차에 동승해 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도우미 역할을 했다. 관광을 원할 땐 가이드로도 나섰다. 평균 3대 1의 경쟁률과 두 차례의 면접 끝에 뽑힌 학생 대사들은 호텔 직원으로부터 의전 교육을 받았다. 공항에서 호텔과 학교 등 행사장까지 동선을 따라 리허설을 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 캠퍼스의 부총장을 수행한 법학과 4학년 강연경(23.여)씨는 "100년에 한 번뿐인 학교 행사에 참가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독일 교포 2세인 강나루(23)씨는 고려대에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학생 대사가 됐다. "독일어가 유창한 재학생이 적어 제의를 받았다"는 강씨처럼 유럽에서 온 교환학생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뜻밖의 성과를 얻은 학생도 있다. 재료공학과 4학년인 조종혜(25)씨는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의 부총장으로부터 유학 제의를 받았다.

그는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었는데,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학교에서 장학금을 지원받고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한편 고려대는 5일 교내 중앙광장에서 국내외 총장 200여 명과 고려대 출신 각계 인사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어윤대 총장은 축사에서 "오늘은 '세계 고대' 100년의 서막을 여는 역사적 자리"라며 "고대가 세계적인 명문 대학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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