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켭시다] 색깔있는 양초, 모차르트 그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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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오늘은 한 세기를 마감하는 특별한 날. 오늘 밤 가족과 함께하는 식탁엔 촛불을 밝히고 은은하게 흐르는 음악으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자.

▶양초〓촛불은 일출.일몰의 색과 비슷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줄 뿐 아니라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의 마음을 한데 모으는 구심력도 발휘한다.

촛불의 효과를 높이려면 형광등보다 백열등, 전체 조명보다 부분 조명을 약간 어둡게 켜는 것이 좋다.

양초는 색이 있는 것을 고르도록 한다.

테이블 코디네이터 조은정씨는 "양초의 색과 식탁보의 색을 통일하면 무난하다" 고 말한다.

촛대가 없다면 꽃꽂이에 사용하는 흡습성 폼(오아시스)에 물을 흠뻑 적셔 초를 꽂아두고 주위를 꽃으로 장식하면 훌륭한 촛대가 된다.

▶메뉴〓거창한 음식을 장만하지 않아도 된다.

돌솥영양밥 같은 일품요리 하나를 준비하더라도 애피타이저.디저트까지 신경써서 코스별로 내면 훌륭한 상차림이 된다.

개인접시를 두고 양상추를 간장소스에 살짝 버무린 샐러드를 애피타이저로 낸 후 영양밥을 내고 과일 디저트를 내는 식이다.

동양매직 요리교실 이미경 원장은 "손이 많이 가는 한식이나 일식보다 중국식 요리를 한두 가지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고 말한다.

▶배경음악〓편안하면서도 숙연해지는 음악, 따스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이 적당하다.

모차르트 '플루트 4중주' 제1번, 알비노니 '아다지오' , 존 필드 '녹턴 제5번 Bb장조' , 드보르자크 '현을 위한 세레나데' , 존 윌리엄스 '쉰들러 리스트' 테마곡, 존 루터 '레퀴엠' 중 '피의 예수' , 말러 '교향곡 제5번' 4악장, 본 윌리엄스 '날아 오르는 종달새' ,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 중 사랑의 2중창 '아름다운 밤' , 엘가 '수수께끼 변주곡' 중 '님로드' , 재즈 트럼페티스트 크리스 보티 '더 스텝스 오브 포지타노' , 스팅 '마이 원 앤드 온리 러브' (영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 삽입곡) 등이 적당한 무드 음악. 특히 헨릭 고레츠키의 교향곡 제3번은 샤르도네 와인을 곁들인 파티에 잘 어울린다는 평을 얻은 바 있다.

▶와인〓과일향을 느낄 수 있으면서 산뜻하고 가벼운 와인이 제격이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과일향이 풍부하고 핑크빛 감도는 로제와인 캘리포니아산 화이트 진판델, 샐러드.어패류.햄에 잘 어울리는 피노 그리지오 콜리오 96년산, 애피타이저.생선요리에 맞는 엘리오로 샤르도네 코르데로 몬테제몰로 96년산, 파스타.피자.닭고기와 마시기 좋은 키란티 클라시코 산 야코포 다 비치오마지오 97년산, 축제 분위기에 빼놓을 수 없는 샴페인 중 취향에 따라 한 두 병 정도 준비해보자.

이장직.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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