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年生 할머니 성탄전날 세례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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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900년대의 끝이 며칠 남지 않은 가운데 그 첫해에 태어난 할머니가 가톨릭 세례를 받아 화제다.

주인공은 성탄절 이브인 24일 오후 4시 광주시 남동 천주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1900년 7월생인 문가미(文加味.99.광주시 양림동)씨.

文씨는 갓난아기 10여명과 함께 75세의 며느리, 47세의 손자 며느리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백발의 머리 위에 처음으로 하얀 미사포를 썼다.

文씨는 대모(代母)를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은 구할 수 없어 16세 적은 할머니(83)를 세워야 했다. 세례식을 집전한 임영배 대타오 신부도 손자(申昌燮.51.전남도 조사계장)보다 나이가 훨씬 적은 38세였다.

세례식은 원래 아기들을 위한 것이었으나 교회측이 가족들로부터 "99세 할머니가 1900년대가 가기 전에 귀의하고 싶어한다" 는 이야기를 듣고 특별히 함께 세례해 줬다.

文씨는 지금도 계단을 하루에 수차례씩 오르고 내릴 만큼 건강한데 세례를 받은 뒤 "다시 태어난 것처럼 기쁘다" 고 말했다.

광주〓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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