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국제 고립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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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대한항공이 국제 항공업계에서 '왕따(집단따돌림)' 당할 위기에 몰렸다.

24일 영국 항공당국이 스탠스테드 공항의 대한항공 화물기 사고조사 결과에 따라 대한항공의 부분 또는 전면적 취항금지 등 제재조치를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또 프랑스항공 등 대한항공과 제휴관계에 있는 대형 국제 항공사들도 코드 셰어링(좌석공유 운항제) 등 전략적 제휴관계 재검토에 나섰다는 게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대한항공이 ▶중국 상하이(上海)공항▶포항 활주로 이탈사고에 이은 이번 사고로 수립한 '한해 중 항공기 3대 전파사고' 기록이 항공사(史)에 남을 최악의 사고전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잇따른 사고로 인수.합병 바람이 거센 국제항공사 재편과정에서 세계 주요 항공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미국 국방부는 대한항공 중국 상하이공항 화물기 추락사고 이후 국방부 직원에 대해 대한항공 이용을 7개월간 금지했다가 지난달에야 이 지시를 철회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2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미 델타항공으로부터 안전진단을 받는 등 나름대로 안전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고 그 결과 델타항공.에어프랑스.아에로멕시코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데 성공, 내년 상반기중 노선망 결합.공동 마케팅 등을 추진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고여파로 대한항공에 대한 외국인의 탑승기피와 외국 항공사의 불신이 가속화되면 이같은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사고로 대한항공이 국제적인 항공사간의 전략적 제휴에서 따돌림당할 경우 이는 항공업계는 물론 국가적 차원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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