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새집 증후군 걱정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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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한성욱(왼쪽)·김복조 교수.

"'새집 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까웠습니다."

구미 경운대 보건환경학과의 한성욱(47).김복조(43) 교수팀이 이른바 '새집 증후군'을 일으키는 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VOC)과 포름알데히드(HCHO)를 제거할 수 있는 신물질을 개발해 최근 특허를 출원했다.

새집 증후군은 새집의 벽지와 벽지를 바른 접착제 등 건축내장재 등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이 두통.천식.아토피성피부염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실버리아 100'으로 이름 붙인 신물질은 숯과 은(銀).목초액.수산화나트륨 등을 배합해 액체로 만든 것이다. 숯은 수많은 기공(氣孔)으로 구성돼 있어 유해물질을 빨아들이고, 은과 목초액은 살균과 항균 작용을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한 교수팀은 이 물질을 칠한 유리판에 시중에서 판매하는 벽지를 접착제로 붙여 밀폐된 용기에 넣고 15일간 실험한 결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애초 0.733ppm에서 0.02ppm으로, 포름알데히드는 0.537ppm에서 0.003ppm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수팀이 이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말. 대구의 한 벤처기업인으로부터 새집 증후군의 피해 사례를 듣고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포름알데히드 등의 제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최적의 배합비를 찾느라 연구기간이 길어졌습니다."

신물질 개발은 한 교수가 맡았고, 농도 검사는 김 교수가 담당했다. 한 교수는 야간 식별용 차량 번호판 등 2건의 특허를 따냈고, 20여건의 특허를 출원한 발명가이기도 하다.

이 물질은 벽이나 건축물 내장재의 표면에 칠한 뒤 벽지를 바르거나 페인트칠을 하면 돼 시공이 간단하다. 평당 가격도 1만원 정도여서 경제성도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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