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Q&A <br>신종플루 고위험군 ‘임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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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 일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Q 임신 6개월에 접어든 36세 여성이다. 고령임신이어서 안 그래도 걱정이 많은데 신종 플루 확산 소식에 불안감이 크다. 다음달엔 임산부를 대상으로 백신접종을 실시한다고 하는데 안전한지, 신종 플루 예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최근 신종 플루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고위험군에 속하는 임산부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임산부는 일반인보다 위험하다. 한 자료에 따르면, 신종 플루로 입원한 임산부는 일반인의 4배에 달한다. 임산부는 증상이 가볍지 않아 입원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외국사례여서 국내에 그대로 적용할 순 없지만 신종 플루 사망자 중 13%가 임산부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지나치게 불안해할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자궁이 커지면서 폐가 위쪽으로 올라가는 임신말기일수록 위험도는 높아진다. 폐의 용적이 그만큼 작아져 정화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임산부는 열·콧물·근육통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신종 플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타미플루는 증상이 발현된 지 48시간 이내에 투여해야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투약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한다. 간혹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까봐 복용을 꺼리는 사례가 있는데, 오히려 치료를 안 하면 조산하거나 중증합병증으로 발전해 더 위험하다. 타미플루는 수유로 아기에게 전해지지 않으므로 모유수유 중인 산모도 걱정할 필요 없다. 반면 항체는 수유과정에서 아기에게 전달된다.

임산부는 신종 플루 백신 접종도 빠트리지 말아야 한다. 이 백신은 바이러스를 죽여서 만든 ‘불활성화 사백신’으로, 기억면역세포를 자극해 자체 항체를 만들도록 유도한다. 즉, 백신이 임산부의 몸 안에서 항체를 형성하는 것 외에 다른 활동을 할 우려가 없다. 백신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염려도 없다. 오히려 백신 접종후 면역세포를 만드는 항체가 태아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처방에 앞서 신종 플루 예방을 위해선 철저한 개인위생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모인 곳을 피하고 손을 자주 제대로 씻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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