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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칩은 만능 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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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편하고 안전해져=3G폰의 기본장치인 유심은 우선 단말기를 다양하게 쓸 수 있게 만든다. 이통사를 바꾸지 않는다면 남의 단말기라도 자신의 개인정보가 담긴 유심만 갈아끼우면 내 단말기가 된다. 2G폰 시대에는 단말기를 바꿀 때마다 대리점을 찾아가 본인 확인과 인증 절차를 밟아야 했다. 이제는 지난해 8월 이후 출시된 단말기라면 유심만 갈아끼우면 된다. 그 이전 출시된 단말기는 락 해제를 별도로 신청하면 유심을 갈아끼울 수 있다.

유심은 또 휴대전화 불법 복제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2G폰에서는 휴대전화 고유번호인 가입자인증번호(ESN)를 복제한 뒤 불법으로 다른 단말기를 개통해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영화배우 전지현씨의 소속사 전 관계자들이 전씨의 휴대전화를 불법 복제한 사건이 1월 알려져 항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에 비해 3G폰은 국제단말기인증표준(IMMEI)을 담은 유심 정보의 암호화된 데이터가 불법 위·변조 여부를 검증한다. KT의 신훈주 통합이미지 담당 코디는 “휴대전화기를 분실해도 고객센터에 신고하면 유심 칩 기능을 정지시킬 수 있어 불법 사용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의 ‘만능 열쇠’=유심은 단말기를 편하게 바꿔가며 쓸 수 있게 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다 최근 통신회사가 교통당국·금융회사 등과 손잡고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활용도가 커졌다. 우선 서울지역에서 사용되는 교통카드 기능이 인기다. 유심 칩이 내장된 3G 단말기의 메뉴에서 ‘관리자 모드’에 이어 ‘교통’으로 들어간다. 거기서 ‘티머니 모바일’ 프로그램을 내려받은 뒤 온라인 현금인 ‘티머니’를 충전하면 된다. 이때 휴대전화 결제를 선택하면 금액이 통화료에 합산돼 나온다. 또 티머니 충전소에서 휴대전화 뒷면을 충전기에 인식해도 된다.

신용카드 서비스는 이동통신사와 제휴된 카드사로 제한된다. 유심 기반의 신용카드는 ‘신한 스타일 T-카드’로, SK텔레콤과 KT 사용자가 쓸 수 있다. 카드사를 몸소 찾거나 홈페이지에서 서비스를 신청하면 유심 신용카드 발급 완료를 알리는 문자메시지(SMS)가 뜬다. 이 메시지의 확인 버튼을 눌러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된다. 비밀번호와 인증 절차를 거치면 단말기에 온라인 유심 신용카드가 저장된다. 유심 기반 신용카드는 위·변조나 복제가 불가능해 보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SK텔레콤 김혜진 매니저는 “신용카드 거래 금액에 따라 매월 통신요금을 3000~1만5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계좌 조회나 이체, 현금 입출금 서비스 등 금융 서비스도 유심으로 할 수 있다. KT ‘쇼’는 유심 칩에 17개 은행에 최대 100개 계좌까지 넣을 수 있고 SK텔레콤은 전국 은행 점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거래 은행을 방문해 서비스 이용신청을 한 뒤 유심 칩에 거래 계좌를 입력하면 된다. 환전과 국외 송금도 할 수 있고 별도 서비스를 신청하면 현금카드 기능도 들어간다. 레스토랑 할인, 포인트 적립 등 멤버십 카드 기능도 유심 안에 저장해 사용할 수 있다.

김진희 기자

◆유심(USIM)=단말기 뒷부분 배터리 부근에 엄지손톱만 한 크기로 장착된다. 이름·주민번호·사용내역 등 사용자 정보가 들어 있다. 교통카드나 멤버십, 신용카드 결제, 글로벌 로밍, 모바일 뱅킹 같은 편의 기능도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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