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이웃 성금 내면 인터넷 주소 양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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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40대 인터넷 전문가가 지역명이 포함된 국제 도메인(인터넷주소) 60개를 불우이웃돕기를 위해 무료로 내놨다.

전남 고흥의 인터넷솔루션업체인 ㈜인폴소프트의 권대웅(權大雄.47)사장은 15일 지난 97년부터 국제 인터넷 협회에 등록해둔 도메인 60개를 내놨다.

이들 도메인은 호텔신라서울.롯데부산.신안비치호텔.한화콘도.환화리조트 등 호텔과 대구일보.여수MBC(ysmbc)등 지방 언론사 등이다.

또 경남.경북.강원.경기.충남 등 일부 지역이름이 포함된 것들이다.

權씨는 이들 도메인을 관련 있는 곳에 내주는 대신 한국심장재단에 성금을 접수시켜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해당 언론사는 성금 대신에 한국심장재단 돕기 광고를 실으면 된다. 이들을 가격으로 환산하면 등록비와 유지비가 2년 단위로 개당 10만원 정도. 그러나 도메인 경매 사이트에서 개당 보통 3백만원대에 거래되고 경쟁이 치열한 것은 5천만원짜리도 있는 점을 감안하면 權씨 소유 도메인 가격은 1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權씨가 이들 도메인을 내놓게 된 것은 인터넷 문화가 가속화하면서 일부 삭막한 분위기를 느꼈기 때문.

그는 "수많은 인터넷 업체들이 코스닥 등록 등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반면에 불우이웃 돕기 성금은 줄고 있다는 소식에 씁쓸했다" 며 "사회에 따뜻한 기운이 확산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도메인을 내놨다" 고 말했다.

자신의 취지를 널리 알리고 싶어 평소 심장이식수술 등 좋은 일을 많이 하는 한국심장재단을 지목했다.

광주일고.숭실대를 나와 80년대 초 주한 미공군 통역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던 그는 전세계 도메인 헌터들이 국내의 고유명사를 선점하는 것을 보고 이를 방지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지금까지 7백개의 국제 도메인을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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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체 등을 운영하다 지난해 4월 새로 창업, 인터넷 서비스.컴퓨터 시스템 감리 용역사업 등을 해오고 있으며 현재 확보하고 있는 도메인(gamecd.com 등)을 이용, 새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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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종합병원에 근무하는 부인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 고흥읍에 사무실을 낸 그는 "한적한 분위기의 시골이 오히려 인터넷 업체를 운영하기에는 더 좋다" 고 말했다.

광주〓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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