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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영어 배우니 안 잊혀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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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에서 연수 중인 중학생들이 레스토랑에서 캐나다인 교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안성식 기자

"Everyone! Napkins on your lap! (여러분, 냅킨을 무릎에 놓으세요)" 2일 낮 12시 경기도 안산시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 내 레스토랑. 요리사 출신의 캐나다인 교사 대런 이와식(36)이 직접 음식을 서빙하며 5박6일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한 오산 운암중 2학년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어만 써야 하는 낯선 환경에 아이들의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였지만 아직 영어로 말하기엔 역부족인 듯 서로 눈치만 본다.

이와식은 "실수할까봐 두려워 말을 안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과정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곳에 와서 "May I go to bathroom?"(화장실에 가도 될까요?)라는 말을 처음 배웠다는 김기준(14)군은 "몸을 움직이며 배우고 필요할 때 말하니까 잊히지 않는다"며 즐거워했다.

미국 고교 교사출신으로 안산캠프의 주임교사를 맡고 있는 테일러는 "이곳에서 영어를 공부하지 말고 체험하라"고 조언했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영어문화원이 '외국에 가지 않고도 어학연수 효과를 누린다'는 목표로 문을 연 영어마을 안산캠프가 이번주 2기 입소생 400명을 맞으며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도내 중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5박6일 합숙 프로그램은 내년 2월까지 예약이 끝났다.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집중되자 다른 지자체도 발벗고 나섰다. 서울시는 오는 11월 송파구 풍납동에 '영어체험마을'을 개원하는 데 이어 강북지역에 제2의 영어마을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인천시도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영어마을'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영어 교육을 전공하고 내국인 교사로 근무 중인 박선주(32)씨는 "학생들의 개인차나 학교별 특성에 맞게 좀더 다양한 커리큘럼이 개발돼야 한다"며 "현장경험을 토대로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영어문화원 홍종득 기획실장은 "방학 기간을 이용한 집중교육프로그램으로 효과를 높이고 커리큘럼 세분화로 수준별 학습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산=김은하 기자 <insight@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경기영어마을은=현재 경기도 중학교 2학년생만을 대상으로 5박6일 코스만 진행하고 있다. 오전 7시에 일어나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식사.병원가기.스포츠 등 모든 일상활동을 영어로만 한다. 회당 200명씩 합숙하며 1인당 참가비는 8만원. 올 12월에 인터넷(www.english-village.or.kr)으로 신청하면 추첨을 거쳐 내년 3월부터 수강할 수 있다. 1박2일의 주말가족반(경기도민 3만원.비도민 6만원)은 9월 중순부터 신청받을 예정이다.

시설은 건평 4000평, 5만평 부지의 경기도공무원수련원을 리모델링해서 쓰고 있다. 031-223-9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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