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직원들은 튀어야 흔해빠진 차돌 돼선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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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얼굴)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직원들은 맨들맨들한 차돌처럼 행동해선 안 된다”며 “실수가 있다고 해도 튀어야 한다. 튀면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확대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풍파에 익숙해진, 바닷가에 흔해빠진 차돌들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면 발전이 없다”며 창조적인 발상을 이같이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튄다는 게 뭐냐”고 자문한 뒤 “통상적이고 관습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똑같은 생각을 하면 무슨 발전이 있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튀되 함께 협력해야 하고, 다양한 의견을 내되 토론을 격렬히 해야 한다. 그리고 토론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특히 청와대 공무원들은 부처 공무원들이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의견이 청와대에 올라가면 안 되지’라며 지레 겁을 먹고 아이디어를 내지 않는 풍토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2월이면 (집권) 3년차가 되는 만큼 보다 성숙한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국정 지지율 상승으로 ‘청와대가 매너리즘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 참모진의 정신무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타성에 젖은 공무원들을 ‘차돌’에 빗대며, ‘튀는 사고를 하되 협력하는 공무원’을 바람직한 청와대 직원상으로 부각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 일류국가로 만들기 위해, 힘들지만 희생정신을 발휘해야 한다”는 말로 회의를 마무리했다.

매달 열리는 청와대 확대비서관회의엔 그동안 비서관급 이상 직원들만 참석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최근 비서관 바로 밑의 선임행정관들의 참석을 지시했다. “선임행정관들이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높이고, 대통령의 생각과 방침이 청와대 내에 널리 전파되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서승욱·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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