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민증 찾아가세요" 대구시, 구·군청 평균 30% 방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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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제발 새 주민등록증 찾아가세요"

새 주민등록증이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주민등록증을 새로 만든 후 안 찾아가는 주민들이 많아 대구시 구.군청이 속을 끓이고 있다.

주민등록증을 교부중인 중.서구청.달성군청에 따르면 찾아가지 않은 새 주민등록증이 발급매수의 30%가 넘는 곳이 있을 정도다.

서구청은 새 주민등록증 21만2천3백51장 가운데 68.3%인 14만4천9백69장(지난 5일 기준)을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서구청은 교부기간을 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로 잡았으나 이 기간 동안 40%정도만 찾아갔다.

달성군청은 9만7천9백13매의 주민등록증을 지난달 5일부터 교부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찾아간 매수는 75%정도에 그치고 있다.

중구청도 9월 29일부터 지금까지 전체 7만3천2백20명 가운데 83.6%인 6만1천2백11명(지난 3일 기준)이 찾아가고 1만2천여장은 각 동사무소에서 잠자는 중이다.

정모(30.서구 내당동)씨는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 며 "필요성을 못느껴 아직 찾지 않았다" 고 말했다.

구.군청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가 많은데다 운전면허증을 신분증으로 대신할 수 있는 점 때문에 새 주민등록증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들 구.군청은 당초 교부기간을 3일간으로 정해 가구별로 일일이 안내장을 보냈지만 실적이 좋지 않자 2차 안내장을 보내거나 통.반장 회의를 통해 독려도 하고 있다.

농촌지역인 달성군청은 아예 직원들을 들판으로 보내 주민등록증을 나눠주고 있다.

교부율이 78%인 중구 성내2동의 이유석(李裕錫)동장은 "제작할때도 사진을 찍고 입력하느라 애를 먹었지만 나눠주는 것은 더 어려운 것 같다" 고 말했다.

구청 관계자들은 "주민등록증을 찾지 않은 사람이 이사를 할 경우 새 주소지 동사무소로 다시 보내야 하는 등 번거롭고 보관에도 신경이 쓰인다" 며 수령을 당부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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