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술은 보통사람들의 생생한 역사" 문화인류학회 학술토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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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식민 지배.분단.전쟁을 겪으며 20세기를 가장 절절하게 살아온 한국인. 그러나 역사의 전면에 나서지 못한 보통 사람들의 생활사에 대한 기록과 정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현실에서 구술(口述)기록을 통한 20세기 생활사의 기록과 보존을 모색하는 학술대회가 열려 주목된다.

한국문화인류학회(회장 임봉길)가 11일 낮 12시30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개최하는 '한국문화연구의 방법론 모색 :구술사적 접근을 중심으로' 가 그것.

영남대 박현수(인류학)교수가 '구술사와 우리시대의 인류학' 을 주제로 첫 발표에 나선다.

박교수는 "21세기를 맞아 20세기 한국의 사회와 역사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따지기 전에 '밑천' 이 되는 생활사를 역사적 기록으로 남기는게 급선무" 라고 주장한다.

현대사에 대한 고고학(考古學)적 작업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다.

그 방법으로 제시하는 것이 구술이다.

박교수는 "이제까지 구술 자료가 있었다 해도 유명인들 것 일색이었다" 며 "분단.전쟁 등을 겪은 세대가 사라지기 전에 보통泳宕湧?생활 역사를 복원해 내는게 역사의 민주화이며 우리시대의 책무" 라고 말한다.

전북대 함한희(인류학)교수도 "구술사나 구전(口傳)은 단순히 과거의 일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사의 '집단적 기억' 과 문화적 배경을 알 수 있게 해주는 키워드" 라고 주장한다.

이번 학술대회를 준비한 정신문화연구원 문옥표(인류학)교수는 "자본가.노동자.정치인.농민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계층의 구술 기록을 확보하는 것은 다른 인문사회 분야의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서강대 김성례(사회학).제주대 유철인(종교학) 교수 등이 발표자로 나서며 토론자로는 중앙일보 정창현 기자 등이 참가한다. 0342-709-8111(교환 243)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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