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동양인 첫 메이저 우승자 되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 최경주가 알프스 산자락이 내려다보이는 10번 홀(파4)에서 티샷하고 있다. 스페인의 미겔 앙헬 히메니스가 첫날 6언더파를 쳐 단독선두에 나선 가운데 최경주는 15번 홀까지 4오버파(3일 오전 0시10분 현재)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크랑몽타나=성호준 기자

"어떤 메이저 대회라도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첫 아시아 선수가 된 후에는 골프 코스를 설계하고 싶다."

최경주(34.슈페리어)는 지난달 PGA(미국프로골프협회) 챔피언십 3라운드 4번홀에서 진행요원의 실수로 티샷한 공을 찾지 못했다.

그때 2타를 손해보지 않았다면 그는 합계 9언더파로 공동 6위가 아니고 공동 1위가 됐을 것이다.

2일(한국시간) 스위스 크랑몽타나의 크랑 쉬르 시에르 골프장에서 개막한 오메가 유러피언 마스터스 대회에서 그를 만났다.

-첫 메이저대회 우승 기회였다. 잃어버린 2타가 아쉽지 않나.

"결과론일 뿐이다. 골프란 그런 것이다. 그때 2타를 잃지 않았다는 가정을 한다면 다른 곳에서 더 큰 손해를 봤을 것이란 가정도 가능하다. 아직 나에게 메이저 우승의 때가 오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그러나 PGA 챔피언십의 선전으로 어떤 메이저대회에서도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지나치게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골프는 멘털(정신) 게임이다. 그걸 아쉬워하다가 나중에 더 큰 실수를 할 수도 있다. 나는 다음 홀에서 바로 버디를 했으며 비교적 좋은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것으로 만족한다. 아쉽다면 같은 조였던 대런 클라크와 저스틴 레너드가 내가 잃어버린 공 근처에서 세컨드샷을 했는데도 내 공을 찾지 못한 것이다. 그들이 공을 보고도 말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1%도 안 되지만 만약 그랬다면 골프 선수로서의 매너 문제가 아닌가 싶다."

-골프코스 설계에 관심은 없나.

"꼭 하고 싶다. 그러나 메이저대회 우승을 먼저 하고 싶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첫 아시아 선수가 되고 나면 좋은 기회가 오리라고 본다. 내 이름이 걸려 있는 골프장을 보면 행복할 것이다."

-함께 투어를 다니는 이른바 'KJ팀'이 4명이나 된다.

"그렇다. 캐디와 매니저, 트레이너와 함께 다닌다. 미국 PGA 투어에서도 나처럼 많은 스태프를 데리고 다니는 선수는 타이거 우즈와 비제이 싱 등 5명 정도다. 버는 돈에 비해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지만 투자한 만큼 효과가 있다고 확신한다."

-스태프를 위한 비용이 얼마나 드나.

"연 60만달러 정도다. 상금과 초청료 등 수익의 40%를 세금으로 내고 십일조도 내고, 이런 고정비용까지 들어가니 나는 골프를 잘 쳐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11월에 제주에서 타이거 우즈와 스킨스게임을 하는데.

"우즈는 내가 한국에서 많은 도움을 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우리나라에 오니 잘 해주고 싶다."

-올림픽은 많이 봤나.

"미국에서는 미국 선수들 위주로 중계해 한국 경기를 찾아보느라 고생했다. 주로 신문의 스코어보드에서 보는 정도였다. 참, 멕시코 채널에서 한국 축구경기를 봤다."

크랑몽타나=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