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초고속 케이블망 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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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케이블 업체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미국 최대 통신사인 AT&T가 자사 소유의 초고속 통신케이망 개방을 선언했다. 경쟁 인터넷 업체들의 자유로운 망 접속을 허용하겠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기존 전화망을 통해 서비스를 해오던 미국 인터넷서비스업체(ISP)들의 인터넷 접속과 콘텐츠 처리속도가 초고속으로 이뤄져 미국은 물론 세계 인터넷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언론은 5일 AT&T가 미국 제2의 ISP업체인 마인드스프링 엔터프라이즈와 초고속케이블의 자유로운 접속을 허용한다는데 합의했으며 이를 연방통신위원회(FCC)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미 최대 초고속망을 소유하고 있는 AT&T는 현재 '익사이트 앳 홈' 과 케이블 접속 독점계약을 2002년까지 맺고 있어 이번 합의에도 실질적인 케이블망 접속은 2002년 이후에 이뤄진다.

AT&T는 케이블망 접속에 따른 접속료는 합리적인 선에서 이뤄질 것이며 세계최대 인터넷업체인 AOL을 제외한 모든 인터넷 업체들의 자유로운 망접속이 가능할 것이箚?밝혔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AT&T와 AOL은 최근 초고속망 접속과 관련한 협의를 벌였으나 접속료와 접속후 고객관리주체를 놓고 논란을 벌여 결렬됐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미디어 연구센터의 제프 체스터 소장은 "이번 조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첫 걸음이며 세계 ISP업계의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기에 충분하다" 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시는 AT&T의 케이블망 독점이 소비자들의 서비스 저하를 가져오고 독점 소지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주내 AT&T의 케이블망에 대한 자유로운 접속을 허용토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AT&T가 즉시 소송을 제기, 현재 미 연방항소심 순회법원에 계류중이다.

한편 FCC는 현재 초고속망 산업이 초창기에 있다는 사실을 들어 케이블망 독점과 관련된 어떠한 형태의 결정이나 방침을 유보하고 있다.

최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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