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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 "못 말리는 소장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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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 정봉주 의원이 2일 미국 하원을 통과한 ‘북한 인권법안’이 한반도 평화 정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주한 미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열린우리당 소장파 의원들이 2일 지도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의 '북한 인권법안'에 우려를 표명하는 서한을 주한 미대사관에 전달했다.

이 법안이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기보다 한반도의 긴장.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북한 인권법은 지난 7월 미 하원을 통과하고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이다.

리처드 루거 미 상원 국제관계위원장을 수신인으로 하는 서한에는 정봉주.이기우 의원 등 열린우리당 소장파 의원 25명과 민주당 김효석 의원 등 모두 26명이 서명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들의 서명작업에 대해 "한.미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했었다.

서한 작성을 주도한 정봉주 의원은 "서명에 참여한 의원들이 반미(反美)는 아니다"며 "그러나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려면 미국이 법안 처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한 전달을 위해 서울 광화문 미대사관을 찾았다.

그러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10여분간 기다리다 밖으로 나온 대사관 직원에게 서한만 전달하고 돌아왔다. 미대사관 측은 전날 오후까지 '서한을 접수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정 의원이 대사관 정문 앞에서 기다리자 한국인 직원을 내보내 서한을 받았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북한은 이 법안이 궁극적으로 북한 정부의 몰락을 겨냥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지금까지의 남북대화를 중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미 상원에서 좀더 시간을 갖고 법안을 신중하게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선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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