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채보상 기념공원 '명소'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2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기념공원.추운 날씨에도 시민들이 삼삼오오 공원을 거닐고 있다.

공원 중앙에 위치한 중앙도서관에 공부하러온 학생들도 산책을 하며 잠시 머리를 식힌다. 막바지 공원 조성공사가 아직 진행중이지만 산책로를 오가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대학생 이모(23.중구 삼덕동)씨는 "땅값이 비싼 대구 도심에 이렇게 큰 공원이 들어선다는 게 신기하다. 시민 휴식공간으로서 큰 역할을 할 것" 이라며 반겼다.

빌딩 숲이었던 도심의 금싸라기 땅이 나무 숲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대구 국채보상기념공원 조성공사가 21일 마무리돼 시민들을 맞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82년 공원으로 지정된 뒤 17년만의 일이다.

공원지정 이후에도 대구경찰청.중구청.공무원교육원 등 내로라 하는 기관들이 그대로 눌러 있어 제대로 개발되지 못했다.

하지만 경찰청이 97년 수성구로 이사하고 중구청.공무원교육원도 지난 5월 청사를 옮기면서 공원조성사업은 비로소 본격화됐다.

이 공원은 도심 노른자위 땅에 들어선 만큼 여느 공원과 다른 점도 많다. 가장 큰 자랑거리는 숲. 소나무.이팝.모감주.단풍.삼벚.자작.느티나무 등 30여종 2만5천여그루가 심어져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도심 삼림욕장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다.

특히 종각(달구벌대종)옆에는 구 한말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난 곳을 상징하는 공원 이름에 어울리게 1백년된 소나무 다섯그루가 버티고 서 기상을 뽐내고 있다.

소나무는 김해 김씨 심현공파 문중에서 기증, 대형 헬기로 공수해 심었다. 나무 주위에는 원추리.맥문동.은방울꽃.꽃창포 등 야생초화류 6만여 포기가 심어져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여기에다 숲속에는 시와 명언을 감상할 수 있는 '시상의 오솔길' '명언순례의 오솔길' 도 만들어졌다. 또 덩굴로 덮힌 파고라와 벤치, 조형분수 2개도 만들어 여름철엔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했다.

공원안에는 가로등과 조명등 2백8개.수목조명등 25개를 설치해 밤에도 마음놓고 공원을 찾아 큰 나무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화합의 광장은 청소년들의 놀이 등 각종 이벤트 행사장으로 활용된다.

공원 조성공사를 맡고 있는 대구도시개발공사 최병윤(崔秉潤) 사장은 "이 공원은 도심지의 숨통을 틔우고 우리 선조들이 보여준 국난극복의 지혜를 가르치는 곳으로 앞으로 전국적인 자랑거리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