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그림같은 숲 속 … 자연 벗삼아 테마학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5면

나무·꽃이 가득한 천서초등학교 교정에서 김재홍(뒷줄 가운데)교장과 4학년 어린이들이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장대석 기자]

천서초등학교 5학년 장혜림(11)양은 쉬는 시간이면 교실 앞 정원으로 달려간다. 친구들과 어울려 술래잡기나 얼음 땡 놀이를 한다. 점심시간엔 그늘아래 벤치에서 책을 읽고, 친구들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혜림이는 “나무와 꽃들이 많아 학교가 예쁜 정원 이나 식물원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천서초등학교는 익산시 춘포면 들녁에 자리잡은 농촌학교다. 1~6학년 전교생이 108명에 불과하다. 올해 ‘아름다운 학교를 찾습니다’는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푸른 숲속의 전원같은 학교 환경과 독특한 테마학습 행사들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숲속의 전원학교=본관 앞 2000㎡의 넓은 공간은 향나무·오엽송·단풍나무를 비롯한 수백여 그루의 나무와 꽃들로 가득하다. 잘 가꾼 숲속의 학교 같다.

봄이면 철쭉과 홍매화, 목련, 장미가 다투어 피어나 형형색색의 꽃 대궐을 이룬다. 가을엔 꽃무릇, 국화 등이 파란하늘 아래 다소곳 하게 피어난다. 수목 사이 곳곳에 동물 조각상이 설치돼 있고,중앙에 자리잡은 작은 연못은 동화 속 풍경을 연상케 한다.

교문 옆 통일동산에는 거대한 느티나무가 무성한 가지를 펼치고 있다. 바닥은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철쭉, 꽃잔디, 국화, 대나무와 각종 야생화를 심었다. 느티나무 아래 나무벤치는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이 서로 먼저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할 정도로 인기다. 주변에는 지역 주민과 조기 축구회원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는 정자도 설치했다.

학교 뒤쪽의 송림동산도 이 학교의 자랑거리다. 70~80년 된 소나무 50여 그루가 한 폭의 동양처럼 멋진 자태를 자랑한다. 더운 여름이면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서 임간교실 수업을 하기도 한다.

◆다양한 테마학습=농촌학교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테마 학습도 주목거리다. 학습발표회 등 대부분의 행사는 아이뿐 아니라 부모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밤에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가을이면 ‘야간 미리내 축제’를 연다. 방과후 시간에 학부모들이 참여한 가운데 무용·태권도·사물놀이 등 학예발표회를 하고, 아빠·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손을 잡고 게임·노래 부르기·춤추기 등 어울마당 잔치도 한다. 지난해의 경우 학부모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다음달 중순쯤 ‘별헤는 밤’을 테마로 행사를 열 계획이다.

6·25를 기념한 야영체험 행사도 갖는다. 운동장에 캠프를 꾸민뒤 비석치기·딱지치기·투호던지기·기마전 등 민속놀이를 하고 캠프 파이어·촛불 선서 등 부모와의 추억만들기 이벤트를 한다. 어버이날을 열리는 철쭉제는 가족들의 시화전, 사진촬영대회를 진행한다.

5000여 권의 장서를 갖춘 도서관도 학교의 명물이다. 한쪽 코너에 히터까지 들어 오는 다락방을 만들어 아이들이 엎드리거나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재미있게 읽은 책을 형·동생이나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독서 우편함제’를 운영한다.

천서초등학교는 푸른 환경과 독특한 테마학습 등이 알려지면서 아이들이 찾아오는 학교로 변신했다. 올해 개교 71년째인 이 학교는 한때 전교생이 1000명이 넘을 정도로 큰 학교였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학생이 68명으로 줄어 한때는 폐교 얘기까지 나왔지만 현재는 배로 불었다.

김재홍(58)교장은 “좋은 환경은 아이들에게 예쁜 마음을 길러주고 바른 행동을 일깨워준다”며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교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