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0시 통화 폭주할라 …이번엔 '밀레니엄 콜'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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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Y2K(밀레니엄 버그) 대책마련에 부산한 전화.휴대폰 업체들이 또다른 밀레니엄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2000년 1월 1일 0시에 세기가 바뀌는 것을 기념한 통화(밀레니엄 콜)가 폭주해 통신망이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통신.데이콤 등에 따르면 해마다 새해 첫날에는 해외나 지방에 있는 친지들과 덕담이나 안부인사를 나누기 위해 장거리통화 건수가 평소보다 30% 이상 늘어난다.

그러나 내년은 세기가 바뀌는 특별한 의미까지 겹쳐 1월 1일의 장거리전화 건수가 예년보다 두배 이상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설상가상 대부분의 통화가 올해 12월 31일 자정 전후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전화교환기 시스템이 아예 다운될 우려가 있다는 것. 휴대폰도 마찬가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일반인들이 전화불통을 밀레니엄 버그로 인한 오류로 오해하게 될 가능성이다.

그동안 Y2K 대비에 문제가 없다고 공언해 왔는데 1월 1일 0시부터 전화가 불통되면 밀레니엄 버그에 대한 사회적인 불안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화회사들은 회선용량을 늘리'고, 휴대폰업체들도 사람이 많이 몰리는 장소에 이동기지국을 설치하'는 등 비상대책을 마련중이나 자신은 못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Y2K상황실 김경섭(金京涉)팀장은 "전화가 잘 안걸린다고 반복해 시도하면 통화폭증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고 지적하고 "내년 정월 초하루에는 장거리전화나 휴대폰의 사용을 자제해줄 것" 을 요청했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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