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공산당 '뚝심' 지지율 25% 선두-19일 총선 앞두고 여론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모스크바〓김석환 특파원]2000년대 러시아를 이끌 국가두마(하원)의원과 주지사.시장을 뽑는 선거가 19일 동시에 실시된다.

이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내년 6월 대통령선거의 전초전격인 두마 선거. 현재 두마 제1당인 공산당이 새로운 변신을 내세우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 95년처럼 '공산주의로의 회귀냐, 민주개혁의 완성이냐' 와 같이 첨예한 이슈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러시아 국민이 각종 보선이나 여론조사를 통해 '과거 계획경제로의 회귀도 싫지만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실험은 더더욱 싫다' 는 의사를 명확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 등록 현황〓러 법무부에 등록된 1백30개 정당 중 이번 선거에는 28개 정당 또는 정당연합이 참가한다. 5천여명이 후보등록을 마쳤다.

신나치 극우민족당인 '스파스' 는 등록이 취소됐다. 지리노프스키의 자유민주당은 마피아 등을 전국구 상위 순번에 배치했다가 중앙선관위에 의해 등록이 취소된 후 '지리노프스키블록' 으로 개명,가까스로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선거 직전에 급조된 '조국당-전(全)러시아당(OBR)' 연합과 '단합(메드베지)' 당이 새로운 변수다. 이들 외에 '우파연합' '전러시아 민족동맹' '러시아 여성당' , 과격공산당 그룹인 '소련연방을 지지하는 공산당-노동자연합블록' 등이 비례대표에 따른 의석 획득 요건인 지지율 5%에 도전한다.

◇ 어떻게 뽑나〓지역구.전국구 각각 2백25명씩, 총 4백50명을 선출한다. 지역구의 경우 선거참여 투표율이 50%를 넘어야 하며 이들 중 최다득표자가 당선된다. 반면 전국구는 전국투표 유효득표율이 5%를 넘는 정당에 한해 비례로 할당한다.

따라서 지역구 후보'들이 모두 차점으로 낙선해 '당선자가 전혀 없는 정당이라도 유효득표율이 5%를 넘으면 전국구에서 당선자를 낼 수 있다.

◇ 쟁점〓각 정당 지지언론간의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헌법개정과 경제개혁, 체첸전 등이 그나마 논쟁 대상이다.

OBR연합 등은 내년 대선 이전에 대통령의 권한 축소를 골자로 한 헌법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단합당은 현행 제도 유지를 고집하고 있다.

또 '지난해 외환위기 이후 경제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어 '현 경제정책의 유지를 놓고도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 대부분 현정부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체첸전의 경우 야블로코당이 유일하게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전망〓현재 20~25%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공산당이 이번에도 제1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 OBR연합이 15~17%대로 2위를 달리고 있으며 그 뒤를 야블로코당과 단합당이 다투고 있다.

지역적 분포를 보면 OBR연합은 지지집단의 41.8%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지역에 편중돼 있는 것이 약점이다.

역시 지지자들이 도시지역에 몰려 있는 단합당의 경우 35개 이상의 선거구에 후보를 공천하지 못하는 등 선거전부터 지역적 한계를 보였기 때문에 결국 지리노프스키블록과 함께 4위 자리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비교적 조직력이 강한 야블로코당도 극동.동시베리아.남부 농촌지역 등 31개 지역에서 후보 공천에 실패했다.

반면 공산당은 남부.시베리아.북부 등 지지집단이 전국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내세웠다.

우파정당 중에는 우리집 러시아당이 유일하게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공천, 저력을 보이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